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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수산업에 사형선고…국제재판 가야"

경제정책

    "후쿠시마 오염수, 수산업에 사형선고…국제재판 가야"

    핵심요약

    그린피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제법적 대응 방안 토론회 개최
    던컨 커리 변호사 "日 환경영향평가 거부 시 잠정조치 청구 근거"
    최지현 교수 "방류 금지 잠정조치 등 강제적 분쟁해결 절차 가능"
    그린피스, 내주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총회서 대안 논의 촉구 예정

    던컨 커리 국제해양법 전문 변호사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국제법적 대응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던컨 커리 국제해양법 전문 변호사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국제법적 대응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일본이 내년 6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의 국제해양재판 적극 대응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거듭 나왔다. '사형 선고' 수준의 재난이라는 게 수산업계 한탄이지만, 정부는 국제법 대응을 여전히 검토만 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8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과 함께 국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와 국제법적 대응방안' 토론회를 열고 국내외 학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모았다. 토론 참여자들은 피해 당사국이 국제해양재판소에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잠정조치를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해양법 전문가인 뉴질랜드 국적의 던컨 커리 변호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 등 주변국 해양 생태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건으로 유엔해양법협약이 규정한 포괄적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유엔해양법협약 제206조는 '각국은 자국의 계획된 활동이 해양환경에 실질적인 오염이나 중대하고 해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해양환경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보고서를 송부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적용하자면 일본은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한국 등과 공유하고 예상 피해범위를 논의해야 한다.

    30여년간 해양·핵폐기물 문제에 천착해온 커리 변호사는 "일본이 제한적 범위에서 오염수 방사선 영향 평가만 진행하고, 유엔해양법협약이 요구하는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해양 생태계 피해 영향 평가를 회피하겠다는 뜻"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거부할 경우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금지 잠정조치를 청구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최지현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엔해양법협약 제7부속서의 관할권 규정에 따라 피해 당사자인 한국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건을 중재재판에 회부해 강제적 분쟁해결 절차를 신청하고, 잠정조치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해양재판소가 잠정조치 청구를 받아들이면 심리가 완료될 때까지 오염수 방류가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잠정조치 청구에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여러 국가가 제3자로 참여할 수 있다. WTO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재판에 다른 나라도 한국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이치"라며 "한국보다 먼저 국제해양법을 비준한 일본도 1990년대 러시아의 핵폐기물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해 유럽, 미국, 한국 정부와 협력하고 국제법적 권리를 활용한 바 있다"고 거들었다.

    토론회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에 미온적이었다가는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태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현 정부는 대통령이 정상간 '30분 간담'을 불사하는 등 대일 유화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정권교체 전인 지난해 4월 국제법적 대응방안 검토에 착수했으나, 후속 조치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송기호 국제통상법 전문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2018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것과 관련해 1심에서 일본에 패한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된다"며 "오염수 해양 방류를 용인하면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한 일본의 제소가 이어지고, 결국 우리 시장을 개방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수산업 측면에서는 일본의 핵오염수 투기가 '사형 선고'급 재난으로 인식되고 있다. 토론회에서 정성기 수협중앙회 어촌관리부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는 우리나라 수산업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정부의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

    이정수 한국 소비자단체 협의회 사무총장도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입장은 명확할 것"이라며 "오염수 해양 방류는 곧 우리 식량 안보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그린피스는 27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 제66차 총회에서 정부가 "오염수 처리 계획 전반을 객관적으로 철저히 검증해 주기바란다"는 식으로 일본에 대해 '제3자적' 언급에 그친 것을 지적했다.

    장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가 당사자로서 국제법적 대응을 공식 선언하고, 더 나아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주변국과 협업을 통해 일본 기시다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오는 10월 3~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해사기구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도 적극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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