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보. KBS 제공마약 투약 혐의를 받았던 배우 이상보(41)가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심경을 밝혔다.
현재 서울을 떠나 경기도 가평 지인 집으로 거처를 옮긴 이상보는 30일 CBS노컷뉴스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결과가 빨리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 버텼다. 당연히 나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성인 걸 알았지만 그래도 결과가 나와야 제가 입장이라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솔직히 너무 화도 나고 억울하다. 영향력이 대단한 배우도 아닌데 저를 하루 아침에 매장 시켰던 거 아니냐. 도저히 일상 생활을 못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고 고백했다.
경찰의 긴급체포 과정 등에서 겪은 일들은 이상보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는 "지금도 아직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처음 이비인후과에서 성대 문제가 있다고 진단을 받아서 약을 먹는데도 눈치가 보이더라. 그냥 이비인후과 약인데도 그랬다. 서울에서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심신이 불안하고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배우 경력을 스스로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대중의 응원에 힘입어 활동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어느 정도 심신 회복이 이뤄질 때까지 당초 계획됐던 기자회견은 보류됐다.
그는 "가평에 들어오면서 결과가 음성이 나와도 배우 생활을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몸과 마음 모두 치유해야 되는데 정말 수천 번 생각을 했다. 할 수 있는 게 이거(연기)뿐이기도 하고, 주변 분들은 물론, 수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주셨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버텨서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도덕적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보답할 길은 연기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향후 활동을 계속해 나갈 의지를 보였다.
앞서 지난 10일 경찰은 "약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걸어 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상보를 자택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당시 이상보는 모르핀 등을 검출하는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국과수에 이상보의 소변과 모발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이상보는 긴급체포된 이후 줄곧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는 가족들을 잃고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관련 약물을 복용한 후 음주한 탓에 오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이상보의 소변과 모발에서는 '모르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외 검출된 향정신성의약품 성분들도 이상보가 그간 병원에서 처방 받은 내역과 일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상보가 마약을 투약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 종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