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맨파'에 출연 중인 댄스 크루 위댐보이즈. 엠넷 제공화제성이 뜨거워져야 하는데 논란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 이은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의 이야기다.
'스우파'가 댄스 신을 세상에 알려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스맨파'는 아직 지코의 '새삥' 외에는 이렇다 할 '한 방'이 없는 모양새다. 그나마 챌린지 유행을 일으킨 '새삥'까지도 댄스 크루 위댐보이즈 바타의 도입부 안무가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일단 제작진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튜브 조회수, 화제성 등을 근거로 "'스우파'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는 추이를 전했다. 체감은 덜할 지라도 수치상으로는 '스우파' 수준의 인기를 모으고 있단 이야기였다.
이제 막 중반을 넘어선 프로그램의 기자간담회였지만 유독 각종 논란이 많이 언급됐다. 남자 댄스신에 주목하고자 한 '스맨파'의 본질은 해명이 필요한 이슈들에 가려졌다. 보아가 시달린 '악플'(악성 댓글), 엠비셔스 김정우의 제작진 개입 폭로, 백업 미션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앞선 성차별적 발언, 출연자의 그룹 뉴진스 비하 문제와 이번 표절 의혹도 존재한다.
논란은 어쩌면 또 다른 의미의 '화제성'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끝까지 이런 흐름으로만 간다면 '스맨파' 크루들을 세상에 소개하고 싶었던 제작진의 진정성은 유명무실해 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더 신경쓰겠다". 발생한 논란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스맨파'의 선장 최정남 PD가 했던 답이다. 이 약속이 지켜져 과연 '스멘파'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다음은 최정남 PD와의 일문일답.
Q '스우파'가 엄청난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스맨파'만의 정체성을 갖기 위해 더 노력했겠다. 연출자로서 공통적으로 가져간 것과, 차이점을 둔 부분은A 지난 시즌('스우파')에는 리더만 주목이 됐다면 이번 시즌('스맨파')에는 리더 외에 다른 분들도 조명되도록 구성에 변화를 주려고 했다. 다만 시청자들이 느끼기엔 미션 자체가 비슷하기 때문에 기시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안무를 짜서 무대에 올리는 퍼포먼스 미션보다 스트릿(스트리트) 신에 있는 배틀을 앞에 전문적으로 내세워 배치하기도 했다. 또 유튜브에 공개되는 댄스 비디오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했다.
Q '스우파'에 이어 이번에도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저지'(Judge·심판)를 맡은 부분에 대해 비판이 있기도 하고, 실제 보아씨는 '악플'을 받기도 했는데 매번 발생하는 저지 자격 논란에 대해 고민이 깊겠다A 보아, 은혁, 우영 세 분 모두 댄스 시리즈를 심사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영씨의 경우 스트릿 신 경험이 많아 배틀 용어를 디테일하게 알고 있고, 은혁씨는 퍼포먼스 디렉팅 경험이 있어 그런 포인트에서 심사평 요청을 드렸다. 앞으로 '스페셜 저지'를 넣어서 심사평에도 전문 댄서 등 다른 시선을 담아낼 구상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출연자들이 힘든 상황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많고, 무분별한 '악플'이나 욕설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도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강구 중이다. 심사평 등에 대해 조금 더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데 편집 과정에서 걸러진 부분이 많다. 방송으로 충분히 잘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제작진의 미흡이고,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맨파'의 총 연출을 맡은 최정남 PD. 엠넷 제공Q '백업' 미션을 굴욕적이라며 불편해 하는 반응도 있었다. 댄서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에서 '백업 댄서'와 같은 상황이 필요했어야 되는 건지 의문이 많더라. 제작진의 의도는 무엇이었나A 두 크루가 같이 무대를 꾸미고, 서로 가까워지는 미션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무대를 꾸미다 보니 서바이벌 안에서 한 팀은 받쳐주는 역할로 '백업' 패널티를 가지게 된 건데 방송에 담지 못했지만 두 크루가 함께 돈독해진 부분도 있었다. 물론 연습하는 과정에서 날선 부분도 있었다. 일반 댄서들에게 이 미션은 본인이 하는 일이었는데 스트릿 댄서 중에서는 충격으로 다가온 친구들이 있었다. 프라임킹즈가 탈락하면서 저스트절크가 엄청나게 속상해 하기도 했다.
Q 실제 댄서들 중에서도 프로그램에 임하며 힘들어 하거나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나 보다A 미션하면서 힘들어하는 댄서들이 많이 있었다. 안무 위주로 하는 팀은 배틀을 부담스러워하고, 스트릿 신에만 있었던 분들은 안무 퍼포먼스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댄서들 고민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기도 하지만 저스트절크 같은 경우는 울면서 '본방사수'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마 울컥하는 게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참을 거 같은데 남자들이 눈물을 더 많이 흘리는 거 같아서….(웃음) 우리도 같이 울고 있다.
Q 엠비셔스 김정우가 자진 하차 관련 '강요된 인터뷰'였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해 제작진 개입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던 건가A 방송에 나간 대로 김정우씨가 생각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해서 댄서들이 그 의견을 존중했다. 정우씨가 엠비셔스 막내로 보여줘야 하는 역할과 기대에 대해서 실제 신에서 힘들어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앞으로는 댄서들 의견을 존중해 프로그램 안에서 진행하려고 한다. 추후에 남긴 글은 사람들이 관심을 심하게 줘서 본인 마음을 잘못 전달한 부분인 것으로 확인했다. 제작진이 의견을 주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었고, 개입 또한 없었다.
Q 분량을 두고 차별적이라며 문제 제기도 꾸준히 있는 것 같다A 서바이벌 이야기를 담다 보니 그 기준을 많이 따라간다. 프로그램 구성상 메인 댄서가 선발되면 주인공이 되는 친구 위주로 따라가게 돼있다.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유튜브에서 못 다뤘던 부분들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다. 춤의 경우도 편집을 통해 임팩트 있는 안무 구간을 더 보여주다 보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게 더 임팩트가 나은데' 싶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현장 바이브를 제작 과정에서 보여주는 것에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고, 그런 부분을 줄이도록 노력하려 한다.
엠넷 제공Q MC 강다니엘은 벌써 '스우파' '스트리트 걸 파이트' '스맨파'까지 3연속 진행을 맡았다. 가히 댄스 서바이벌계의 김성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A 스트릿 신에 있었고, 댄서들도 많이 알고 있다. 배틀과 퍼포먼스 구성에 있어서도 강다니엘 자문을 많이 받고 있다. 배틀신 경험이 있어서 스스로 댄서를 리스펙하는 부분이 있고, 또 호응을 굉장히 많이 해줘서 거기에 댄서들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Q 자체 제작 음원, 글로벌 투어 등 '스우파'보다 스케일은 훨씬 커졌다. '스우파'의 '날것' 느낌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많은데 이렇게 규모를 확장한 이유가 있다면A '스우파'를 하면서 퍼포먼스 음원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저작권 문제도 있어서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춤을 통해 노래가 들리기 위해' 댄서들에 맞는 음악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캐스팅 당시 각 크루가 어떤 비트와 춤을 좋아하는지, 이에 맞는 음악도 매칭하고 그랬다. 댄서들과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해서 허들이 되기 보다 자유롭게 춤출 수 있게 도움을 주려고 했던 부분이다. 글로벌 투어는 전세계 팬들이 K팝을 좋아해주는 것처럼 K-댄스를 좋아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댄서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콘서트나 이후에도 댄서들 무대를 만들거나 해야 할 것들이 좀 있어서 에이전시 개념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Q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앞으로 '스맨파'의 관전 포인트는A 안무 창작 미션에서 다른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 미션이 있다. 클래식, 댄스 스포츠 등 다른 장르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거 같다. 파이널은 '스우파'처럼 생방송으로 진행될 거 같다. 예전에 청하 등 댄서들을 '리스펙'(존중)하는 가수 분들이 같이 무대를 꾸민 것처럼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