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에 화살이 박힌 개. 제주시 제공제주에서 화살에 몸통을 관통당한 개가 발견돼 경찰이 두 달 가까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물학대 사건 성격상 수사에 어려움이 많아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경찰이 끈질긴 현장 수사 끝에 사건 시점이 좁혀지는 등 진척을 보이고 있다.
24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말라뮤트 믹스견을 발견한 지난 8월 26일 이후로 두 달 가까이 수사에 투입된 연인원만 수사‧형사‧자치경찰단 등 400여 명에 달한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도내 인터넷 커뮤니티와 학대견이 발견된 곳 인근 마을 등지에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 현재까지 이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 유의미한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학대당한 개가 최초 발견된 한경면 도로변을 시작으로 개의 동선을 역으로 추적해 사건 시점을 좁혔다. 그동안 개가 어디서 언제 몸통에 화살이 박힌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모두 확인하고 탐문수사를 벌여 왔다.
그 결과 개는 지난 8월 25일 오후 7시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에서는 화살에 박히지 않은 채로 돌아다녔으나, 2시간 뒤인 이날 오후 9시쯤 대정읍 영락리에서는 화살이 박혀 있었다.
이날 오후 7시와 9시 사이 무릉리와 영락리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수사과 직원뿐만 아니라 형사과, 자치경찰단 직원 모두가 나서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동물학대 사건 성격상 시민 제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민 제보 전단. 제주서부경찰서 제공앞서 지난 8월 26일 오전 8시 29분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에 70㎝ 길이 카본 재질의 화살이 관통된 채 돌아다니는 개를 인근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개는 수컷 말라뮤트 믹스견으로 나이는 3살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개는 목줄을 한 상태였지만, 몸통에 인식표나 등록 칩이 없어 주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발견 직후 경찰은 개를 포획해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개는 곧바로 화살 제거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으며 최근 한 동물보호단체에 입양됐다. '천지(天地)'라는 이름도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