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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12 최초신고자 "소름 끼쳤다 꽉 끼면서 압사 공포 생각나"

사건/사고

    [인터뷰] 112 최초신고자 "소름 끼쳤다 꽉 끼면서 압사 공포 생각나"

    인파 쏟아지는 것 보고 '공포감' 들어 신고
    콘서트장서 몸조이는 것처럼 압사 위협 느껴
    경찰, 담담하게 응대…상황 인지했다 생각
    일반적 불편신고? 신고자 입장에서 속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태원 참사 112 최초 신고자 박OO씨(익명)
     
    지금부터는 앞서 예고해드린대로 경찰이 어제 공개한 11건의 112 신고 전화 가운데 첫 번째 신고의 당사자, 그 시민을 연결해보려고 합니다. 이분은 사고가 난 그 골목의 편의점 앞에서 저녁 6시 34분에 신고를 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거의 4시간 전이죠. 하지만 이 신고는 사실상 반영이 안 됐다고 봐야죠. 심지어 이분은 압사당할 것 같다는 표현을 썼는데도 말입니다. 경찰이 음성 파일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지금부터 이 녹취록을 전체를 읽어보겠습니다. 조금 깁니다마는 더하지도 덜지도 않고 제가 그대로 읽겠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이 신고를 받고 경찰은 출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찰청 치안관리관 말에 따르면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해 보이지 않는 일반적 불편신고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이 신고의 당사자를 직접 연결해서 좀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죠. 이 신고자 분의 요청에 의해서 저희가 성만 밝힌다는 점은 양해해 주십시오. 박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신고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고가 난 그 골목 근처에서 가게 운영하신다고요?
     
    ◆ 신고자> 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신고를 한 장소를 보니까 사고가 난, 그 참사가 난 골목에 있는 편의점이더라고요. 그 앞이더라고요.
     
    ◆ 신고자> 그 앞은 아니고요. 제가 신고한 지점은 1번 출구 앞에 보면 스포츠 용품점이 있거든요. 풋락커 그 앞에서 저는 전화를 드렸어요.
     
    ◇ 김현정> 지금 경찰이 발표하기로는 이마트24 앞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거기보다는 조금 더 내려와서군요.
     
    ◆ 신고자> 네. 저는 이미 내려와서 저희 딸하고 남편하고 기다리면서 너무 무서웠었고 그 무서운 감정만 있는데 1번 출구에서 나오는 인파를 보니까 다 웃으면서 그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서 정말 무서웠죠. 저 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체돼서 꼼짝도 못하는데 1번 출구에서 어마어마한 인구가 올라와서 그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니까 끔찍한 생각이 들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그때, 112에.
     
    ◇ 김현정> 사실 112에 신고를 한다는 게 이게 흔한 일은 아닌데. 그러니까 저녁 6시 34분에 112에 신고를 해야겠구나라는 결심까지 하게 된 건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그 지하철역 사람들 보면서, 올라오는 사람들.
     
    ◆ 신고자> 그것도 무서웠고요. 제가 위에서 한번 공포를 느꼈어요. 세계음식문화거리 구경을 하는데 그 위에도 이미 몸이 이렇게 뭉쳐서 같이 다니지, 제가 의지로 이쪽으로 이쪽으로 움직일 수 없는 정도였거든요.
     
    ◇ 김현정> 6시 34분에도요.
     
    ◆ 신고자> 네. 더 무서운 것은 아기를 목마에 태운 아빠가 있었고 유모차 미는 엄마가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둘째를 안 데리고 갔는데 저희 둘째를 데리고 갔으면 정말 큰일났었구나라는 여러 가지 상상을 사람들 사이에서 그 위에서 떠밀리면서 저희 딸하고 남편을 놓쳤거든요. 그리고.
     
    ◇ 김현정> 그러니까 아주 어린 아이 빼고 딸과 남편과 같이 걸어오셨군요, 가족이.
     
    ◆ 신고자> 네, 중학교 딸이었는데 중학교 딸은 저하고 키가 비슷하니까 같이 오다가 빽빽한 사이에서 제가 딸을 쥐고 가려고 하면 더 위험해서 제가 옆으로 한쪽으로 살짝 빠져서 공간을 만들고 딸이 내려가고 그때 딸하고 남편을 놓쳤고 저는 그쪽 길을 잘 알기 때문에 사고난 지점이 비탈이니까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틈새를 봐서는 직진을 해서 해밀턴 호텔 안으로 문이 다행히 열려 있어서 그 안에 옷가게로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서 저는 내려왔죠. 제가 먼저 내려왔어요.
     
    ◇ 김현정> 세계음식문화거리, 여러분, 이 골목을 통과하면 이태원의 메인스트리트 가장 번화한 세계음식거리가 나오는데 세계음식거리에서 이미 가족을 놓칠 정도로 인파가 많은 걸 보고는 야, 해밀턴 호텔 그 옆 골목, 지금 사고가 난 그 골목은 도저히 안 되겠구나 싶어서 워낙 그쪽 지리 잘 아시는 분이니까 호텔 내부를 통해서 밖으로 나오셨군요.
     
    ◆ 신고자> 내부로 들어갈 목적은 아닌데요. 돌더라도 평지로 가자는 생각에 저도 키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라서.
     
    ◇ 김현정>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 신고자> 몸이 사람들 많은 사이로 가기에는 순간 판단이 거기에서 또 빈틈이 살짝 나서 어느 쪽으로 갈 수 있나 잠시 고민 했었어요.
     
    ◇ 김현정> 그러셨군요.
     
    ◆ 신고자> 잠시 고민을 하면서 직진을 저는 했고 밑으로는 비탈이 지고 더 자신이 없어서. 평지로 가자 그래서 갔는데 다행히 호텔 뒤에 옷가게가 있는데 문이 열려 있어서 그곳으로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저는 내려와서 112에 전화를 했고 그다음에 나중에 저희 딸이 내려오고 그다음 저희 남편이 내려왔고요.
     
    ◇ 김현정> 그럼 결정적으로 112에 정말 신고해야겠다 하는 건 아이들 보면서, 세상에 아이도 있네, 거기에. 목마를 태우고 걸어가는 아이도 있네 하는 순간에 이거는 정말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신 거예요.
          
    ◆ 신고자> 네, 그 생각도 했고 그다음 1번 출구에서 굉장히 많은 인파가.
     
    ◇ 김현정> 또 오는 걸 보면서.
     
    ◆ 신고자> 올라오고 웃으면서 아무 그런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모르고 그 골목으로 올라가는, 많은 인파가 그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서는 저는 너무 무서웠죠.
     
    ◇ 김현정> 그런데 거기가 원래도 붐비는 곳이었잖아요. 원래도. 거기가 굉장히 핫한 골목이라면서요. 그런데 평소와 붐비는 거랑은 차원이 달랐어요?
     
    ◆ 신고자> 차원이 달랐죠. 일요일날, 금, 토가 사람이 많거든요. 그래도 거기에는 자연스럽게 다닐 수 있는 정도고요. 그날 제가 겪은 것은 정말 무슨 콘서트장이 꽉 조이는 그 정도였어요.
     
    ◇ 김현정> 온 거리가. 그런데 심지어 압사 당할 것 같다는 표현을 신고에서 쓰셨어요. 그런데 압사 당할 것 같다는 표현은 일반적으로는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닌데 그런 표현을 쓰셨더라고요.
     
    ◆ 신고자> 그 위에서 뒤로 돌아서 가고 싶었는데 뒤로도 못 가고 그냥 인파에 쏠려서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그 이마트 골목 쪽 거기가 병목현상이, 이 사진으로 봐도 좁아지고 그 위에는 사람들이 훨씬 많거든요. 그런데 눌리니까 저도 그 단어를 썼는지 굉장히 내가 그게 머릿속에 있었다라는 건 분명히 알거든요. 그런데 내가 그 단어를, 무서운 단어를 가급적 입 바깥으로 안 쓰기 때문에 그 단어는 제가 긴가민가했는데 저희 딸이 엄마 그 당시에 통화할 때 그 단어 썼어, 내가 들었어,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평상시에 이 단어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고 그런 무서운 단어는 입 밖에 내는 사람이 아닌데 내가 정말 그 단어를 썼니, 얘야라고 딸한테 물어봤더니 엄마, 그 단어 썼어. 그 정도로 그러니까 본능적으로 이건 압사를 당할 수도 있겠구나 정도의 위협. 평상시와는 완전 다른 위협을 느끼셨단 말이네요?
     
    ◆ 신고자> 네, 느끼고 제가 그 거리를 경찰분한테 알리기 위해서 거기 보통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이라는 단어도 쓰지만 메인스트리트, 클럽거리, 그 그림을 경찰분한테 설명하려고 여러 단어로 이용했던 것도 머릿속에 지금도 남아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굉장히 자세히 설명하셨더라고요. 보면 다급한 분위기, 긴박한 분위기가 충분히 전달이 됐을 것 같은데 신고를 받는 112 경찰관도 긴박한 상황을 인지하는 느낌이었습니까?
     
    ◆ 신고자> 저는 최대한 차분하게 전화를 하려고 저는 떨리면서도 전달하려고 지금 이 상태로 제 톤을 나름 노력하면서 전화를 드렸거든요. 그런데 경찰 분은 또 그분의 직업이 늘 저처럼 다급한 사람들이 전화를 거는 거니까 담담하게 받으신 거라 생각했습니다. 담담하게 받으셨어요.
     
    ◇ 김현정> 좀 담담하게 받으셨어요.
     
    ◆ 신고자> 네. 그분 직업이 늘 112에는…
     
    ◇ 김현정> 그렇죠. 그분이 같이 흥분하실 일은 아니니까.
     
    ◆ 신고자> 112에서는 저같이 이렇게 위험에 처한 사람이 하는데 같이 위험에 처한 분위기는 그분들 직업상 그렇게 안 할 거라는 걸 알고 담담하게 받으셨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흥분을 해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담담하지만 적극적으로 이분이 받아들이는, 충분히 인지하시는구나라는 느낌은 받으셨어요?
     
    ◆ 신고자> 네. 그리고 마지막에 네, 알겠습니다. 아니면 그런 의도로 네, 출동하겠습니다라고 그렇게 마무리 지어주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경찰관의 마지막 문장이 알겠습니다. 경찰관이 출동해서 확인해 볼게요. 이게 마지막이네요. 그런데 지금 황창선 경찰청 치안관리관은 뭐라고 말을 했냐면 첫 신고는 일반적 불편 신고로 판단했다. 그리고 압사 당할 것 같다는 표현도 우리 평상시에 아, 죽을 것 같다, 이렇게 말하듯 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답을 했어요. 다시 말해서 이제 평상시에 아, 죽을 것 같아, 죽겠어 정도로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는 취지로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고자> 저는 최대한 제가 지금 이런 톤으로 잘 설명하려고 다듬어서 한다고 했지만 저희 딸은 옆에서 떨었다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도 그 무서운 상황을, 공포감을 느끼고서 전화를 한 거거든요. 그리고 정확하게 제가 기억하는 것은 세계음식문화거리 거기 위에 상단 부분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거, 그거를 설명을 잘하려고 그 단어들을 여러 가지로 언급했던 것 그걸 기억하고 제 전화는 제가 나름 노력해서 전화를 한 겁니다.
     
    ◇ 김현정> 일반적 불편신고로 치부됐다는 건 첫 신고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속상하실 것 같아요. 이제 이런 큰 참사로 번진 후에 이야기입니다마는.
     
    ◆ 신고자> 많이 상하죠. 제가 전화했을 때 와서 단계별로 전화했을 때는 통제를 해서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그 이후 점점 인구가 많이 더 많아졌잖아요.
     
    ◇ 김현정> 더 많아졌죠.
     
    ◆ 신고자> 그러면 그다음 단계로 또 경찰에서 현장에 나와 계셨다면 판단을 했겠죠. 통제할 수 있다라고 저는 믿습니다.
     
    ◇ 김현정> 그때만 나왔더라면.
     
    ◆ 신고자> 불꽃놀이 축제라든가 또는 다른 축제를 가도 이 인구 이상이거든요. 제가 돌아와서 생각해 봤을 때 그 골목에 사고가 난 분들이 300명 정도잖아요.
     
    ◇ 김현정> 사상자는.
     
    ◆ 신고자> 그 골목 전체로 봤을 때도 1000명에서 2000명인데 우리나라 어디 축제를 가도 그 1000명, 2000명 이상의 행사나 그런 축제에 다 사고가 나는 게 아니잖아요. 통제를 하면 그만큼 소통할 수 있고 거기에 넘치는 인구면 그다음 단계로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를 한다거나 나중에 뉴스를 보니까 그런 아이디어도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박 선생님이 제안하신 그대로만 했더라면, 뭐라고 제안하셨냐면 메인 스트리트에서 나오는 인파가 했는데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나온 사람들이 그대로 골목으로 다 들어가고 있으니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골목 안 인구를 좀 뺀 다음에 안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 이렇게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을 하셨어요. 대안을. 그럼 이렇게 시키는대로만, 그 주민이 시키는 대로만 했더라도 4시간 뒤에 156명이 사망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던 건 아닌가라는 이제 와서 드는 아쉬움이 너무도 짙은 거죠.
     
    ◆ 신고자> 그렇죠. 저는 제가 택시 타고 집에 오면서도 거기에서 내가 젊은 사람들한테 위험해요, 해서 인간띠라도 만들어서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이런 후회가 남죠. 그럼 경찰분이 오셔서 거기만의 통제로 불가능해지는, 더 많은 인파가 왔으면 그 다음 단계로 도로를 통제했거나 더 많은 인파가 왔으면 지하철을 통제했거나 통제를 결정할 수 있는 분이 그 안에 상황을 알고 있었다면 점점 더 강한 통제를 했겠죠. 그런데 그걸 판단해 주시거나 그거를 해 주실 수 있는 어떤 분이 없었다는 거죠. 그냥.
     
    ◇ 김현정> 택시 타고 오면서 내내 아, 내가 집으로 갈게 아니라 인간띠라도 만들어서, 젊은 사람들 하고, 인간 띠라도 만들어서 뭔가를 내가 통제할 그랬나 그런 생각이 드셨어요?
     
    ◆ 신고자> 네, 그래서 1번 출구에서 나오시는 분들 직진하시라고 그러고 마트 골목에서 나오시는 분들이 빠져 나오게.
     
    ◇ 김현정> 그날 민원처리 결과 통보는 받으셨어요? 선생님.
     
    ◆ 신고자> 못 받았습니다. 다른 때 신고했을 때는 상황이 종료됐습니다라는 문자라든가 전화를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제가 아무 연락을 못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도 112 신고하면 항상 받거든요. 처리 잘한다 생각을 평소에 했었는데 왜 이때는 이게 처리결과 통보가 안 갔을까도 참 희한하더라고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상황을 보고 지나치지 않고 국민이 해야 할 의무가 신고의 의무가 있더라고요. 재난관리법에 신고의 의무를 잘 지켜서 선생님이 신고를 하셨는데 그 재난관리법에 지자체와 국가는 국민을 이 위험에 빠지는 것으로부터 보호해야 된다라는 그 의무는 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건지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 신고자> 저도 많이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선생님도 트라우마 관리를 잘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정신 건강.
     
    ◆ 신고자> 네,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용기 내서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신고자>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태원 참사의 6시 34분 압사 당할 것 같다면서 신고를 했던 신고자. 박 선생님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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