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코로나19 동절기 재유행이 서서히 본격화되는 가운데 7일 신규 확진자는 '주말 효과'로 1만 명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자연감염 또는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담보할 수 있는 고위험군 인구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을 들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효과가 있는 '개량 백신'(2가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아줄 것을 독려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백경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 8761명 늘어 총 2585만 6910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3만 명을 웃돈 전날(3만 6675명)의 절반 수준이다. 평일 대비 검사량이 훨씬 적은 주말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1주일 전 월요일(10월 31일·1만 8504명)에 비해 167명 늘었고, 2주 전(10월 24일·1만 4296명)과 비교하면 4375명 증가했다. 월요일 발표기준으로 보면,
지난 9월 19일(1만 9382명) 이후 7주 만에 최다치다.
당국은 이번 겨울철 재유행에 따라, 일일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고위험군을 우선 대상으로 실시했던 2가 백신 추가접종을 18세 이상 전체 성인으로 확대한 정부는 오는 9일 구체적인 유행 전망과 방역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인공호흡기 또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하루 새 19명 늘어 총 36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28일(375명) 이후 40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전날 하루 동안 숨진 확진자는 18명으로 직전일과 같다. 전원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80세 이상(15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누적 사망자는 2만 9390명으로 치명률은 0.11%다.
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1만 8611명, 해외유입이 60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3320명 △부산 569명 △대구 644명 △인천 1170명 △광주 515명 △대전 586명 △울산 280명 △세종 199명 △경기 6278명 △강원 819명 △충북 636명 △충남 730명 △전북 482명 △전남 440명 △경북 1051명 △경남 738명 △제주 154명 등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46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16명이다.
'실내 마스크' 등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방역 조치가 풀린 상황에서 유일한 재유행 대응 무기인 개량백신(2가 백신)은 아직 저조한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2가 백신 접종을 받은 대상자는 누적 120만 9364명이다. 전체 인구의 2.7%로 대상자 대비 3.0% 정도다. 감염 시 중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인데, 총 114만 4457명이 동절기 추가접종을 마쳤다.
전체 대상자의 9.4%(인구 대비 8.3%)로 10%가 채 되지 않는다. 지난 10월 11일 60대 이상의 남성이 모더나의 코로나19 2가 백신인 스파이크박스 2주를 접종하고 있다. 모더나 제공상대적으로 권고 후순위인 18~59세 연령층은 0.2%에 해당하는 6만 4907명만이 2가 백신을 맞았다.
정부는 개량백신 접종이 계속 답보 상태일 경우, 재유행 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감염으로 인해 이번 겨울에 면역을 갖췄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전 국민 중에서 1250만 명, 예방접종으로 면역을 갖췄다고 간주할 수 있는 분은 450만 명"이라며 "합치면 한 1700만 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중에서
60세 이상을 보면 백신과 감염에 의한 것을 다 합쳐서 한 450만 명이 면역을 제대로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35%밖에 되지 않는다"며 "나머지 65%는 이번 동절기 백신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만큼 면역에선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의 면역저하자들이 밀집 생활 중인 감염취약시설 1만 4천 곳의 2가백신 접종률은 6%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단장은 "지난 4차접종 때 예방접종률이 굉장히 높았던 것에 비하면 매우 낮아서 사실 우려가 크다"며 "집단수용시설에서는 밀집·밀폐도와 밀접도가 높기 때문에 한 분이 걸리면 연쇄적으로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한 분이라도 더 예방주사를 통해 보호해 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그동안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리더라', '이제는 (바이러스가) 많이 약해졌다'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수긍하면서도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은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치명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0.07% 정도의 치명률이지만 누적 치명률은 아직도 1.1%이고 나이별로 (올라갈수록) 치명률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지금같이 기초감염재생산지수가 10이 넘는 경우엔 '집단면역'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예방접종률을 제고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을 당부하며, 모범적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 단장은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동절기 예방접종률이 가장 높은 광역시도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라며 "특히 전북 전주시는
통반장이 1 대 1로 안내 전화를 하고, 주민센터 담당자가 소관 지역 노인복지센터 등을 방문하거나 백신 예약도 대리로 해주시는 등 편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응급실에서는 '선(先) 진료, 후(後) 검사' 원칙을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시공간을 분리하라는 원칙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단 해제가 됐다"며 "시공간 분리를 위해 시간이 지체된다든지 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홍보해 달라. 응급상황에서는 검사보다 진료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규) 변이가 오든 안 오든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12월마다 새로운 유행을 겪어온 경험을 비춰볼 때
이번 12월도 어느 정도의 유행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