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약국이 위치한 원광대병원 주차장 부지. 김대한 기자전북 익산 원광대학병원을 소유한 원광학원이 부지 내 건물을 통해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학원은 고액의 임대료를, 약국은 처방전 독점을 통한 서로 간의 담합 논란도 제기된다.
원광학원, 고액 임대료 논란…"턱없이 높은 금액"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A 약국의 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원광학원은 2020년 11월 10일 A 약국 대표 약사와 건물 지하 1층과 1층을 보증금 2억 원과 월 임대료 2천 5백만 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익산 신동 부근의 약국 임대료가 5백~6백만 원으로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높다.
여기에 더해 원광대학병원 부지 내에는 A 약국과 재단법인 원불교가 운영하는 B 약국 단 두 곳만 존재하는데, 원외처방전 중 80%가량을 이 두 곳이 조제하며 사실상 처방전을 독점하고 있다.
대법원은 대학병원을 소유한 학교법인이 부지 내 약국의 건물주로 있으면 약국과 밀접한 관계성이 있어 담합의 여지가 있다는 일관된 판결을 하고 있다.
학교법인은 부지 내 약국을 통해 높은 임대료를 받고, 그 대가로 처방전을 독점케 함으로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A 약국은 물론, B 약국도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목소리가 지역 사회에서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원광학원은 수목을 식재해 병원 주차장 내부와 외부를 구분해 약국 건물이 분리 됐다고 주장했다. 구글 이미지 캡처원광학원은 임대차계약서에 'A 약국의 경영 성과에 따라 임대료를 재조정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처방전이 독점된 상황에서 경영 성과는 사실상 무의미한 조항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원광대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C 약사는 "익산과 같은 지역에서 2천만 원대의 임대료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특히 알토란 같은 부지 내에서의 약국 경영은 성과가 이미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A 약국의 대표 약사가 원광학원의 전임 13대 이사장과 고등학교 동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A 약국의 개설에 학연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원광대학병원 내부 관계자는 "두 사람은 약국 개설 이전부터 오래 알고 지내온 사이"라며 "누구나 개설하고 싶은 부지에 약국을 내줬다는 것은 학연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A 약국의 대표 약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광학원 관계자는 "전임 이사장과 A 약국 대표 약사가 전주고 동문인 건 맞지만, 지역 사회에서 고등학교가 겹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