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11일 우리카드와 원정에서 2시간 반의 대접전 끝에 패배를 안았지만 역대급 명승부를 펼쳤다. KOVO비록 아쉬움은 진하게 남았지만 쿯하게 인정했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올 시즌 첫 패배를 안았지만 배구의 진짜 재미를 알려준 명승부를 펼쳤다.
대한항공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우리카드와 원정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3(20-25 25-22 23-25 25-19 15-17)으로 졌다. 2시간 반의 대접전 끝에 분루를 삼켰다.
앞서 대한항공은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우승팀의 기세가 이어지는 듯했다.
경기 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개막 5연승에 대해 "운이 따르는 건 많지 않다"면서 "열심히 준비해서 연승을 하고 있다"고 흡족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동기 부여가 된다"면서 "별(우승) 하나 더 따기 위한 부분에서 이기면서 더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의 거센 반격에 직면했다. 3연패 위기, 특히 지난 6일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충격의 대역전패를 당한 우리카드는 반등을 위해 필사적으로 나섰다.
1세트부터 우리카드는 무릎 통증에도 투혼을 발휘한 안드리치의 서브 득점과 백어택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대한항공도 2세트 정지석의 강타를 앞세워 만회했지만 3세트 우리카드가 나경복의 활약으로 다시 앞서갔다. 대한항공도 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 갔다.
대한항공이 5세트 대역전승을 이룰 뻔했다. 대한항공은 13 대 14, 매치 포인트를 내준 가운데 링컨이 연속 서브 에이스로 15 대 14 역전을 이뤘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통한의 실책이 나왔다. 링컨의 서브 실책에 이어 백어택까지 라인을 살짝 벗어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다시 매치 포인트에 몰린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공격까지 빗나가면서 2시간 반 혈투의 패자가 됐다. 정지석은 이날 21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58.62%를 기록했지만 범실 2개 중 1개가 패배의 마침표가 됐다.
대한항공은 5승 1패로 1라운드 전승은 무산됐다. 다만 승점 1을 보태며 1위(승점 15)는 유지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KOVO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공 1개 차이로 기분이 갈린다"면서도 "승리한 우리카드가 정말 잘했고, 축하하고 좋은 경기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선수들은 아주 열심히 싸웠다"면서 "좋은 퍼포먼스는 보이지 못했지만 코트 안에서 끝까지 싸웠다"고 격려했다.
특히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늘 경기를 통해서 배구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즐거워 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뒤지다가 따라잡는 재미있는 경기 했기에 팬들이 즐기셨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시즌 34살의 젊은 나이로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다음 승부를 기약했다. 일단 틸리카이넨 감독은 "상대 서브가 강하게 잘 들어왔다"면서 "전술적인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실수한 게 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다음에 우리카드와 맞설 때는 보완하고 조율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