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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수' 둔 이란 케이로스 감독, 골키퍼 전술에서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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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충수' 둔 이란 케이로스 감독, 골키퍼 전술에서 무너져

       잉글랜드가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잉글랜드가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판단이 독이 돼 돌아왔다.
       
    이란은 21일(현지 시간) 카타르 알라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2 대 6으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 이란은 잉글랜드(랭킹 5위)를 상대로 두 줄 수비를 세우는 이른바 '늪 축구'를 준비했다. 수비적으로 나서다가 역습으로 기회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의 전략은 딱 전반 10분까지 적중했다.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수비적으로 맞서며 비슷한 전력을 보이는 듯했다.
       
    변수는 골키퍼였다. 전반 10분을 채 넘기기 전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30·페르세폴리스)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전반 7분 잉글랜드 해리 케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공을 베이란반드가 펀칭으로 막는 과정에서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와 서로 얼굴을 충돌하며 쓰러졌다.
       
    호세이니는 곧바로 일어났다. 그러나 베이란반드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이때만 해도 이란 특유의 침대 축구로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베이란반드는 그라운드에서 서지 못했다. 보통 침대 축구 전술로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회복하는 것과 달랐다. 베이란반드의 안면 충격은 큰 것 보였다.

    이란 벤치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이란은 백업 골키퍼 호세인 호세이니(30·에스테그랄 테헤란)에게 몸을 풀 것을 주문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하지만 그사이 베이란반드가 일어났다. 베이란반드는 유니폼 상하의를 비롯해 장갑까지 다시 끼며 경기 의지를 드러냈다. 분명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베이란반드는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 골키퍼와 수비수가 충돌하는 장면. 연합뉴스이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 골키퍼와 수비수가 충돌하는 장면. 연합뉴스
    케이로스 감독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최종예선에서 맹활약한 주전 골키퍼를 버릴 수 없었다. 베이란반드는 약 8분이 지난 후반 15분 경기를 재개했다. 준비하던 호세이니도 다시 벤치에 앉았다.
       
    하지만 5분 뒤 베이란반드는 경기에 뛰지 못하겠다고 호소했다. 주전 골키퍼가 사라진 이란은 호세이니 카드로 교체를 단행했다.
       
    경기는 급격히 잉글랜드 쪽으로 기울었다. 잉글랜드의 공격은 거세졌고 이란의 백업 골키퍼가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잉글랜드는 6 대 2로 이란을 대파했다.
       
    B조에서 첫 패배를 떠안은 이란은 비상이 걸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뇌진탕 증세를 보인 선수는 최소 열흘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대로라면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주전 골키퍼 베이란반드를 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침대 축구에 익숙했던 케이로스 감독의 느린 판단이 이란을 16강에서 한걸음 멀어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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