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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 역사관 논란 김광동 위원장…'진실'과 '화해' 수장 가능할까

사건/사고

    편향 역사관 논란 김광동 위원장…'진실'과 '화해' 수장 가능할까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이준규 앵커(정다운 앵커 대타 진행)
    ■ 패널 : 사회부 백담 기자


    [앵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이름 그대로 숨겨지고 왜곡됐던 사건들의 진실을 밝혀내고, 그로 인해 얽혔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자는 것이 위원회의 설립 취지인데요.

    2기 진실화해위 위원장인 김광동 위원장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5.16 군사정변, 5.18 민주화 운동, 제주 4.3 사건 등 현대사의 주요 사건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해서 거센 역사 인식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이 내용을 취재한 사회부 백담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백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김광동 위원장이 무슨 말을 했기에 이런 논란이 된 건지부터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기자]
    네 김 위원장은 과거 논문 등을 통해 5.18 민주화 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가능성 있는 의혹'으로, 계엄군의 5.18 헬기 사격을 '허위사실'로 평가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선 '공산주의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주장했고요.

    또 2019년 10월에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토론회에서 "10월 유신은 우리 근현대사의 위대한 전환이자 성공의 기반"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앵커]
    5.18, 4.3사건, 유신. 이 사건들은 사실 관련 재판이나 과거사위원회를 통해서, 또 국민적 인식으로도 대부분 정리가 된 사건들이잖아요.

    [기자]
    네. 먼저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헬기 사격의 경우 지난 201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와 2020년 전두환씨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에서 이미 사실이라고 밝혀졌습니다. 또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은 국정원이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자체 조사한 결과 허위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제주 4.3 사건 같은 경우 윤석열 대통령도 올해 제주에서 열린 4.3 추념식에 참석해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화해와 상생,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몫"이라며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의 판단과도 궤를 다르게 가고 있는 겁니다.

    [앵커]
    대통령도 인정한 사건을 왜 김 위원장이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의아하네요. 그런데 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이런 역사관을 가지고 위원장 일을 해도 되는건가요?

    [기자]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사정리법에 근거해 설립된 기구입니다. 법 제 1조 설립 목적을 보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과거와의 화해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 통합에 기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때 진실화해위는 국가로부터 입은 개인의 피해 사례를 접수받고 조사해서 국가 폭력이 인정된다는 결론이 나왔을 때 '국가가 사과를 해야한다'라고 정부에 직접 권고할 수 있는 기관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김 위원장의 발언들이 과거 정부 혹은 법원이 이미 사실로 확인한 지점까지 부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추후 진실화해위가 조사해야 할 사안들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광동 2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진실화해위 제공김광동 2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진실화해위 제공
    [앵커]
    1기 위원회가 사건들 중에서도 김 위원장이 언급한 사건들이 있잖아요?

    [기자]
    네. 1기 진실화해위(2005~2010년)가 조사한 사건으로는 보도연맹 학살 사건, 부마 민주항쟁, 인혁당 사건 등이 있는데 상당수가 이승만·박정희 정권 때 자행된 사건들입니다.

    김 위원장은 5‧16 군사정변을 '혁명'이라면서 합리화를 했죠. 지난 2010년 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놓고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김광동 위원장]
    "전쟁을 겪은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이 독재가 아닌 체제가 된다면 과연 당시 우리 조건 속에서 어떤 체제가 될 수 있겠느냐"

    [기자]
    진실화해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었는데요. 2009년 한 기고문에서 "혁명정부가 아닌 이상 과거사정리위 같은 '초법적 기구'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문제성이 있는 발언이 한 두 개가 아니라, 이 정도로 논란이 커졌으면 김 위원장이 진화에 나설 법도 할 텐데요. 혹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진 않았습니까?

    [기자]
    네. 현재 김 위원장은 모든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취임 초반 취재진과 만나 논란에 대해 "4.3과 5.18은 진실화해위 대상 사건이 아니고,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진실화해위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이 또한 100% 사실로 보긴 어려웠습니다.

    한 관계자는 "과거사 정리법에 근거해서 조사 대상을 정하는데 4.3 사건과 5.18 민주화 운동도 조사 대상은 맞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1기 진실화해위 조사 기록을 보니, 5.18 민주화 운동 관련해 경찰로부터 부당한 수사를 받아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사례를 조사해 진실규명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앵커]
    사례가 있는데 왜 그렇게 밖에 대응을 못하는 거죠?

    [기자]
    5.18같은 경우에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하고 있고 사건이 들어올 경우 이관될 것이고 4.3. 사건 같은 경우에도 이미 진실 규명이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있고 사건이 접수된 적이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난감하다는 입장을 표했는데요. "일련의 논란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위원장이 과거에 개인적으로 한 발언자체에 대해서 내부에서 이야기 하는 거 자체를 꺼리고 있다. 모두 논란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굳이 말로 꺼내지는 않는  '볼드모트' 같은 단어 느낌으로 보시면 된다"고 하면서 씁쓸하게 웃기도 했습니다.

    [앵커]
    볼드모트면 그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이름을 말하면 죽는다는 그 인물이죠? 조직 내에서 '김광동'이란 이름만 꺼내도 사실상 죽는거다. 이런 얘기로 들리네요. 제일 중요한 건 남은 기간 동안 위원회가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느냐 여부일텐데요. 더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중립적인 태도로 위원회를 잘 이끌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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