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은 지난해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당 중앙에 증정하는 초대형방사포의 성능검열을 위한 검수사격"이라면서, 초대형방사포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이어 연말 전원회의를 종료한 뒤 평양 당 중앙위 본부청사 정원에서 600mm 초대형방사포 30문의 증정식을 개최했고, 이어 올해 첫날 새벽부터 또 다시 이 방사포를 발사했다.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장거리포병구분대에 인도한 방사포' 1발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전원회의 종료를 전후한 연말연시에 초대형방사포의 검수사격, 방사포의 당 중앙 증정식 개최, 방사포의 서부지구 포병부대 인도 후 발사라는 일련의 정치 군사 이벤트를 진행한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증정식 연설에서 이 방사포에 대해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 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으로 하여 전망적으로 우리 무력의 핵심적인 공격형 무기로서 적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해야 할 자기의 전투적 사명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감개무량을 금할 수 없다'고 한 이 무기에는 북한이 지난 달 26일부터 이례적으로 6일 동안이나 개최한 연말 전원회의의 핵심 메시지가 담겨있다.
미국의 위협 이상으로 남한의 동향에 초점을 맞춘 공세적 대적 대응 전략이다.
연합뉴스김 위원장은 연말 전원회의 보고에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규제하고 전쟁 준비에 대해서까지 공공연히 줴치는(이러 쿵 저러 쿵 말을 마구하는) 남조선 괴뢰들은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현 상황은 전술 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를 기본 중심 방향으로 하는 2023년도 핵 무력 및 국방 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제시했다.
북한의 올해 국방발전전략이 전술핵의 다량생산과 핵탄두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중심 방향으로 하고 있고, 이는 미국만이 아니라 '북한의 명백한 적'인 남한을 보다 공세적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우리의 핵 무력은 전쟁 억제와 평화 안정 수호를 제 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 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고, "제 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 말해, 유사 시 핵무기 선제 사용 방침을 재확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전술 핵의 다량 생산과 실전 배치를 통해 공세적으로 한국에 대한 맞춤형 대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연말 연초에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하고, 김정은이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으로 언급한 것은 이런 정책 기조의 의지와 결기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미국을 겨냥해서는 "신속한 핵 반격 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고체연료 기반의 새로운 ICBM 개발, 최단 기한 내의 군사위성 발사 등을 새해의 군사 과업으로 주문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북한의 새로운 ICBM 개발과 군사 위성 발사를 위한 후속 조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국의 위협을 주로 강조하던 이전의 전원회의 결과 보도들과 달리 이번은 남한의 도전을 강조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 및 군사적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사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해 하반기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한 비판 및 대응을 한 것에 대한 북한의 재 대응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기존의 대미 압박에서 올해부터 대남 압박,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해 미국을 간접 압박하려는 전술적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신형 ICBM 개발 체계 개발과 선제 핵 공격 가능성 시사 등을 통해 대미 메시지도 발신했지만 이번 전원회의의 결정 내용과 김정은 발언은 대남 초강경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며, "올 상반기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역대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북간 강대강 대치도 역시 역대급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