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상현·안철수·주호영.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이 제안한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안철수 의원이 공감한다고 화답하며 수도권을 지역으로 둔 당권주자들의 연대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자해행위'라며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선을 그었다.
안철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윤상현 의원께서 당대표 후보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자는 제안을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미 저는 내년 총선거가 수도권에서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씀드렸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대표 후보들은 수도권에 출마하라"며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문'을 제안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안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전원 수도권"이라며 "우리는 수도권 121석 중 겨우 17석이다. 지난번 총선거의 패배는 수도권의 패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이나 하는 지휘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며 "총선에서 수도권 70석 이상으로 총 170석 이상 하려면,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에 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의원이 우리도 민주당 지도부처럼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글을 올리며 수도권 당권주자들의 연대는 강화하는 모양새다. 김기현, 권성동 등 친윤 후보들이 연일 '윤심'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하자, 본인들의 '수도권 경쟁력'을 들어 이들을 압박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대표 수도권 출마론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지난번 선거 때 지역구를 많이 옮기는 바람에 오히려 우리가 자해행위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며 "정치인들은 오랜 세월 지역 주민과의 유대관계를 통해서 성장하고 사랑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불과 1년 앞두고 지역구를 옮겨서 하는 것은 저는 선거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물론 꼭 필요하면 몇 군데는 그런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역구를 모두 옮겨라', '수도권으로 출마하라' 이것은 큰 선거를 앞두고 함부로 할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