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과 서울교통공사 측이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앞에서 대치 중이다. 양형욱 기자장애인 권리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틀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측은 출입구를 막아선 채로 지하철 탑승 시도를 제지하고, 지하철 선전전 중단과 즉각 퇴거를 요구했다. 전장연 측과 경찰·공사 측의 대치가 3시간 가량 이어지면서 언쟁과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 254일차 지하철 선전전'을 열었다. 이들은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해 일부 활동가들을 합류시켜 기자회견 장소인 4호선 삼각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전장연은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 1차 지하철 행동 해단식'을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해단식 장소로 이동 중에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경찰·공사 측과 대치를 벌였다. 전장연 측이 재승차를 시도하자 경찰과 공사 직원들이 철도안전법을 근거로 전장연 집회를 중단하고 역내에서 즉각 퇴거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 측은 활동가들의 지하철 탑승을 막는 과정에서 지하철 출입구 주변에 경력을 배치해 출입구를 봉쇄했다. 일부 경찰은 전동 휠체어 주변에 방패를 세워 탑승 시도를 제지하기도 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하철을 타게 해주세요", "장애인도 시민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박경석 전장연 이사장이 3일 오후 12시쯤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앞에서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양형욱 기자 경찰과 공사 측이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을 연거푸 제지하자 여러번 충돌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하철 승차를 시도하는 활동가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들이 서로 몸이 엉겨붙어 역내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일부 서교공 직원들은 활동가들을 세게 밀거나 고함을 질러 상호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 1차 지하철 행동 해단식'을 열고 정부와 서울시에 장애인권리예산 증액, 법원 조정안 수용 등을 촉구했다. 전날 서울시의 '무정차 통과 조치'와 '지하철 탑승 거부'를 규탄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장애인 활동가들은 삼각지역 출입구 앞에서 피켓을 목에 걸었고, 경찰과 공사 직원들은 출입구를 막아섰다. 지하철 벽면과 바닥에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해주십시오'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었고, 활동가들의 목에 걸린 피켓에는 '기획재정부는 한국판T4프로그램을 멈추라', '예산 문제로 장애인을 가두지 마십시오',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 살고싶다' 등 문구가 적혀있었다.
3일 오후 10시 50분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 1차 지하철 행동 해단식'이 개최됐다. 양형욱 기자 건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해단식에서 "국회 상임위에서 우리가 만족할 만한 예산은 아니지만 합의를 봤음에도 기재부 장관은 그것마저도 파기했다"며 "(장애인 권리예산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시민으로 살기 위한 권리 예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은 방송에 나와서 재판부를 무시하듯 법원 조정안을 거부했다"며 "무정차 조치와 지하철 탑승을 막는 행태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어제 14시간을 여기(삼각지역)에 갇혀있었다"며 "우리가 잘 살게 해달라는 게 아니고 기본적 권리를 갖겠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번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지하철 선전전'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에서 면담 요청을 수용할 경우 집회를 유보하고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전장연 측이 호소문 낭독을 이어가자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퇴거를 요구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
박경석 전장연 야학협의회 이사장은 "2023년에는 매일 주말, 공휴일을 제외한 260일 동안 선전전을 진행하겠다"며 "집회 장소는 대통령 집무실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삼각지역에서 진행하고, 서울 지하철 4호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에서는 집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재부에 면담을 요청했으니까 빨리 날짜를 잡으면 선전전을 유보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빨리 결단해서 장애인들이 집회가 아니라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말했다.
해단식 이후 전장연은 재차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경찰과 공사 측은 목적지가 전장연과 경찰·공사 측이 대치 중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라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했다. 이에 박경석 이사장은 집회를 해산했으니 탑승하게 해달라며 공사 측에 항의했고, 활동가와 공사 직원 간 언쟁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