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경찰이 의회 등에 난입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표하며 진압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통령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2년 전 의회를 침공한 것과 같은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도 브라질리아에 보수 우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이날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 등 3곳을 공격했다. 현지 언론은 시위대 규모가 약 3천명이라고 추정했다.
일주일 전 취임한 룰라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광신도", "파시스트"라고 비판하며 이들의 신원을 모두 확인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31일까지 연방보안군을 브라질리아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공식 일정에 따라 수도를 떠나 상파울루주(州)에 머물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권 회복과 룰라 대통령의 축출을 위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시위대 대부분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끈 국가보수주의 운동의 상징인 브라질 국기의 색을 딴 녹색과 노란색 옷을 입었다.
브라질판 트럼프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0일 대선 이후 아직 패배를 시인하지 않았다. 임기 종료 48시간 전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고, 지난 1일 룰라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했다. 심지어 브라질 전자투표 시스템이 조작하기 쉽다며 폭력적 대선 불복 시위를 낳았다.
이 같은 상황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에서 폭동을 사건과 유사하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전자투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 때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한 상황이다.
브라질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브라질에 있는 자국민에게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이 지역에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더글라스 코네프 부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주의에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면서 "이런 행동에 정당한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남미 지도자들은 이번 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룰라와 브라질 국민과 연대한다"면서 "파시즘은 쿠데타를 일으킨다"고 날을 세웠다. 가브리엘 보릭 칠레 대통령도 "민주주의에 대한 비겁하고 용납할 수 없는 공격에 직면한 룰라 정부를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