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현응. 연합뉴스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주지의 성추문이 불거져 사임하고 차기 주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지며 사태가 커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조사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해인사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비대위는 해인사 주지 현응이 2018년 조계종 교육원장 시절 제기된 성추문 의혹과 최근에는 모 비구니와 일상복 착용으로 부적절한 장소에 노출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주장했다.
현응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다 지난 12일 임기 8개월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해인사는 지난 16일 그를 계율을 위반했을 경우 절에서 내쫓는 산문출송(山門黜送)했고, 조계종은 조사를 위해 그의 사직서를 보류 중이다. 산문출송은 정식 징계가 아니다.
같은날(16일) 후임 주지를 추천하기 위해 해인사에서 열린 해인총림 임회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회의장에 진입하려는 비대위 측과 이를 막으려는 해인사 승려 등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대위는 "방장 승려는 일방적인 원타 주지 추천을 철회하고 대중의 공의를 모아서 주지를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처럼 현응 계파의 뒤를 이은 원타가 주지직을 승계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조계종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조계종은 18일 입장문에서 "주지의 사직서 처리는 보류하고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과정을 통해 계율을 어기는 사항이 확인되면 종단 내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