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정소민, 채수빈. (좌로부터) 연합뉴스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국내 초연하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유정, 정소민, 채수빈,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등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중 김유정과 정소민은 첫 연극 출연이다.
김유정은 7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기자간담회에서 "도전이라기 보다는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게 연극은) 꿈같은 존재였다. 큰 무대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작품의 원작도, 각색된 대본도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는데, 관객의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좋은 작품으로 연극 출연이라는 오랜 꿈을 이뤄서 행복하다. 공연 전에는 걱정 반, 설렘 반이었는데 공연 때마다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데뷔 이후 가장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제게는 숨구멍 같은 작품이다. 이 연극을 하면서 숨이 트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극중 김유정과 정소민은 '비올라 드 레셉스'를 연기한다. 당시 여성에게 금기시됐던 연극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여성이다. 사랑의 힘으로 신예 작가 '윌 셰익스피어'가 잃어버린 예술적 영감을 되찾게 해주기도 한다.
김유정은 "비올라는 호불호가 분명하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열정적이고 따뜻한 반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 캐릭터"라며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연극 대본이 처음이다보니 캐릭터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동료들이 좋은 길로 이끌어줬고 저도 질문을 많이 던지면서 조금씩 나아졌다"고 말했다.
제작사 쇼노트의 송한샘 프로듀서는 "셰익스피어 연극의 본질은 엔터테인먼트다. 엔테터인먼트가 대중과 소통하려면 좋은 배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두 배우가 단순히 스타라서가 아니라 연극 배우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돼 캐스팅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이미 연극에 대한 사랑이 지독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채수빈도 '비올라' 역으로 함께 캐스팅됐다. 채수빈은 2013년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데뷔한 후 드라마와 영화 현장을 바쁘게 오가는 가운데에서도 2019년과 2020년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에 출연했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극은 한 배역을 여러 배우가 맡아서 좋다. 다른 배우 연기를 보면서 배울 수 있고 배역에 대해 함께 얘기 나누는 것도 재밌다"고 말햇다.
김유정은 "무대에서는 순간적으로 내 앞에 있는 한 사람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덕분에 연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됐고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하게 됐다"며 "첫 공연 올린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 공연하면 한 회차가 끝나는 구나' 싶어 아쉽고 슬펐던 기억 있을 만큼 매 공연이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이 작품은 동명 영화(1998)가 원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 탄생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2014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과 '빌리 엘리어트' '로켓맨'의 작가 리 홀에 의해 무대극으로 재탄생했고 같은 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미국, 캐나다,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공연했다.
송한샘 프로듀서는 "셰익스피어와 비올라의 사랑이야기인 동시에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 이 작품을 선택했다"며 "무대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22명의 배우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윌 셰익스피어' 역은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이 캐스팅됐다. 김동연이 연출했다. 공연은 3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