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전당대회 컷오프(예비 경선)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회동했다.
양측은 당 대표 선거를 한 달 남긴 시점에서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사실상 '김-나연대'로 해석하는 시각이 강한 만큼 전당대회 판세가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은 8일부터 이틀간 치러지는 컷오프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뒤 취재진을 만나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나 전 의원이 현직 당협위원장(서울 동작을)으로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규정한 대로 지지 선언 등 적극적인 선거 관련 활동을 할 수 없는 만큼 이날 양측의 발표 수위는 높지 않았지만, 이는 사실상의 연대 선언이란 게 김 의원 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자문을 구하겠다"고 말했고, 나 전 의원 역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당에 대한 애정과 충심에 대해 충분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 의원 선거캠프 측은 "사실상 '김-나연대'"라며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책임당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벤트를 어렵사리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이는 전당대회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사태 이후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번 회동과 발표로 이러한 지지 심리가 방향을 돌려 김 의원에게 향할 수 있다는 기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만남은 그 자체로 무슨 대단한 약속이라기보단, 책임당원들이 결정에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제공했다는 의미"라며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비판 성명을 냈던 일부 초선 의원들과도 만나는 등 표면적으로나마 양측이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단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역풍'을 우려한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이 안 의원의 '안윤연대론'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비롯해 그간 대통령실에서 안 의원에 대해 날 선 대응을 해온 만큼, 지나친 '김기현 대세' 드라이브는 오히려 반발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의원에게 확실하게 쐐기를 박는 움직임이긴 하지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예상치 못한 역풍이 불 수 있다. 만약 김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지 못한다면, '원심력'은 더 빠르고 강하게 생겨날 것"이라며 "당장 다가오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윤' 심리가 표출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혼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8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천 명을 대상으로 한 컷오프 여론조사에 나선다. 현재 책임당원 구성상 지역, 성별, 연령대 등 비율을 고려한 표본인 만큼, 사실상 본 경선의 압축판으로 불리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10일 본 경선에 진출하는 당 대표 후보자 4인, 최고위원(일반) 후보자 8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자 4인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