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수거한 중국 정찰풍선의 잔해를 확보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FBI 요원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내 통신 정보까지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는 중국 풍선이 미국의 통신을 모니터할 수 있는 전자 정찰 기술로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 U-2 정찰기의 고해상 이미지에 따르면 침투한 풍선은 신호 정보 수집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정찰풍선에는 통신을 수집하고 지리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다중 안테나는 물론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태양광 전지판이 장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선의 장비는 분명히 정보 정찰용이었고, 기상기구에 탑재되는 장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이것이 정찰 작전을 수행하려 개발된 중국 풍선 선단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고, 이런 활동은 중국군의 지시로 종종 수행된다"고 말했다.
풍선 정찰 활동에 중국군이 개입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조달 포털에 게시된 정보를 보면 정찰풍선 제조업체가 중국군과 직접 연계돼 있다"며 "군이 승인한 업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의회는 이날 국방부, 국무부, 정보기관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브리핑 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풍선이 지난달 28일 알래스카 상공의 미국 영공으로 처음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풍선이 포착됐을 때 '적대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았으며, 관계자들은 풍선이 항공 경로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요한 정보 수집 능력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적어도 알래스카 상공에 있는 동안에는 별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상원에서 이번 사건을 기회로 미국 첨단기술이 중국군 현대화에 이용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국 정부가 중국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양자컴퓨터, 인공지능, 첨단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규제 방안을 검토중이며 2개월 내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하원은 이번 중국 정찰 풍선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공화당은 당초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바이든 정부의 늑장대응을 비판하는 소재로 삼으려는 전략이었으나 결국 결의안에 초당적으로 협조하면서 적어도 중국에 대한 대응에서는 행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