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5일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하반기로 미룬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3가역 개찰구 모습. 연합뉴스한국에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가 정치적으로 골치 아픈 문제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전했다.
통신은 "지하철 무임승차는 지난 40년 동안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이 누려온 혜택으로, 노인들의 활동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와 지하철 운영비 급증으로 무임승차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논란은 아시아 4위 규모의 경제대국이지만 노인 복지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의 광범위한 과제 중 하나"라며, 현재 60세인 은퇴연령을 연장하는 방안과 국민연금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논란이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윤 대통령이) 작년 5월 취임 당시 재정 건전화를 공약했으나, 핵심 지지층에 고령 유권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실버택배'라고 흔히 불리는 일을 하는 박모(71)씨의 사례를 들었다. 박씨는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꽃과 서류, 기타 소포를 배달하면서 한 달에 최대 70만 원을 벌고 있다. 박씨가 일하는 것과 유사한 업체가 수도 서울에만 20여 개 있다.
박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재미있고 건강에도 좋다"며 "하지만 솔직히 지하철 무임승차가 무료가 아니라면 남는 게 별로 없을 테니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이야기는 없지만, 지하철을 운영하는 일부 도시에서는 국가가 비용을 일부 부담하지 않으면 요금을 크게 인상하거나 대상 연령을 높여야만 한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가파른 공공요금 인상, 지난 분기에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경제에 소비자들은 이미 불만을 품고 있다"며 "여당인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은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혜택이 축소되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정부가 지하철 시스템 구축과 개선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운영비는 각 도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입장을 소개했다.
방기선 기재부 제1차관은 로이터통신에 "서울의 경우 사실 재정상태가 나라보다 훨씬 더 탄탄한데, 그런 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가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대구광역시가 무임승차 연령을 단계적으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밝혔으며 대전광역시도 비슷한 정책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실이 논평 요청에 대해 "지방 정부가 최저 연령 자격 수준을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를 보건복지부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