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세터 이민규. 한국배구연맹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OK금융그룹이 주전 세터 이민규(31·191cm)의 복귀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민규는 2021년 4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기 전 OK금융그룹과 연봉 7억 원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전역 후 기량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지만 OK금융그룹은 국가대표 출신이자 2014-2015, 2015-2016시즌 두 차례 챔피언 결정전 트로피를 안긴 그를 구단 역대 최고 대우로 잡았다.
하지만 이민규는 코트 복귀를 앞두고 부상 암초를 만났다. 군 복무 기간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지난달 28일 전역 후에도 몸 상태가 완벽하진 못했다.
이민규는 지난 1일 현대캐피탈전을 통해 복귀했다. 이후 3경기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좀처럼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진 못했다. OK금융그룹은 이민규가 출전한 4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이민규를 향한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의 믿음은 두터웠다. 16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5라운드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이민규를 선발 세터로 기용했다.
이민규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세트 스코어 3 대 2 (25-21, 25-21, 22-25, 16-25, 15-13) 승리에 기여했다. 석 감독은 경기 후 이민유에 대해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저 정도면 잘하는 거다"라면서 "볼을 만질 시간이 없었을 텐데 관리를 잘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스를 올리는 세터 이민규. 한국배구연맹현재 승점 41로 5위에 올라있는 OK금융그룹은 3위 한국전력(승점 42), 4위 우리카드(승점 41)와 치열한 봄 배구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민규는 아직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팀의 봄 배구 진출을 위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이민규는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솔직히 복귀했을 때는 걱정이 됐지만 하면서 경기를 할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최근) 재활에 초점을 둬서 볼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시즌 중 팀에 합류한 만큼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민규는 "복귀했을 때 팀의 포지션에 대해 적립이 안 됐었다"면서 "호흡에 초점을 두기보단 경기에만 몰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포 레오의 존재가 이민규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레오는 올 시즌 득점 1위(763점), 서브 1위(세트당 0.96개)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날 한국전력전에선 이민규의 토스를 받고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2점을 퍼부었다. 이민규는 "레오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가는 게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나도 여기에 맞추려 한다"면서 "레오가 알아서 잘 때려준다. 처리 능력이 워낙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레오도 이민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민규는) 확실히 경험이 많은 선수다. 아직 호흡이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를 믿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가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