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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발행 가처분 이긴 이수만…직접 밝힌 '하이브' 택한 이유



문화 일반

    신주 발행 가처분 이긴 이수만…직접 밝힌 '하이브' 택한 이유

    핵심요약

    "BTS 성공,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방시혁 의장,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 대해"

    왼쪽부터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로고. 이수만 측/SM 제공왼쪽부터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로고. 이수만 측/SM 제공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이 전 총괄은 SM과 경쟁 관계이지만 방탄소년단(BTS)을 탄생시킨 하이브가 본인에게 '더 베스트'였다며 하이브의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 전 총괄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김유성 부장판사)가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이 전 총괄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3일 저녁 알렸다.

    화우에 따르면, 법원은 가처분 결정문에서 SM의 긴급한 자금 조달 필요성을 부정했다. 화우는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서도 사업 전략의 수립 단계에 불과한 상태에서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카카오에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약 2172억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SM이 카카오에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려고 한 목적에 관해서는 "(법원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임박한 상태에서 카카오의 지분을 늘려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라는 게 화우 설명이다.

    이어 "법원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은 단독주주권으로 보유주식 수, 의결권 등의 유무를 불문하고 단독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으며, 채권자(이 전 총괄)는 여전히 SM의 3.65%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화우는 "법원이 지극히 정당한 판단을 내렸다. 오늘 법원의 결정을 통해 SM 현 경영진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결정이 회사의 지배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위법한 시도였음이 명확히 확인됐다"라며 "이번 결정으로 회사의 경영진이 임의로 회사의 지배력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사결정이 상법에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는 점이 명확히 확인되었다. 향후에도 SM 현 경영진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통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괄은 가처분 인용 소식이 전해진 후 'SM 가족과 SM을 사랑하는 분들께 보내는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전 총괄은 "SM의 '포스트 이수만'은 제 오래된 고민이었다"라며 "지난 2년여는 SM에게 가장 적합한 '베스트'를 찾는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하이브, 카카오를 비롯해 펀드, 대기업, 해외 글로벌 회사 등이 SM을 원했다고 부연했다.

    그 중 이 전 총괄이 생각한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다. 이 전 총괄은 "SM과는 경쟁 관계였지만, BTS의 성공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이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서 배고픈 시절을 겪어 본 사람이다. 가수 지망생들과 분식으로 식사를 때우며 연습실에 파묻혀 있었던 사람,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산지사방으로 돌아다녀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그 또한 저처럼 음악에 미쳐 살았고, BTS 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저는 그가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들을 대한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배경을 전했다.

    이번 가처분은 SM이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파트너십)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8일 이 전 총괄이 제기했다. SM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약 123만 주(1119억 원)의 신주와 114만 주(1052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다.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이루어지면 카카오는 9.05%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서울동부지법에서 지난달 22일 열린 심문기일 당시, 이 전 총괄 측은 "대주주로서의 채권자 지위를 인위적으로 박탈"하기 위한 행위이므로 목적과 수단 양쪽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SM 측은 정체된 회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고 그로 인한 자금 조달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 전 총괄의 편지 전문.

    ▶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3일 공개한 편지 전문
    "SM은 나에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다."

    사랑하는 SM 가족 여러분, 그리고 SM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1970년대 더벅머리 발라드 가수가 된 이래 저는 평생을 대중과 함께 살았습니다. 가수로서, MC로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프로듀서가 된 후 배출한 가수들이 또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SM을 둘러싸고 일어난 많은 일들에 송구한 마음은 그래서 더 큽니다.

    1989년 SM 기획을 세울 때 저는 청춘이자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노래가 좋아서 가수에게 필요한 시스템을 현장에서 고민했습니다. 음악산업의 서구 모델을 연구하여 SM의 회사구조를 세웠습니다. 한국형 팝, 아이돌의 세계는 선진국형 비즈니스 모델에 한국형 인재 육성 모델을 조합하여 이룬 것입니다. SM과 함께 JYP, YG, 그리고 하이브 등 케이팝이 세계에서 이룬 업적은 대한민국의 기적이자 축복입니다.

    그사이, 어느덧, 현진영에서부터 H.O.T.,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와 에스파에 이르기까지 그 세월만큼 저의 청춘도 흘러갔습니다.

    SM의 '포스트 이수만'은 제 오래된 고민이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창의의 세상입니다. 저는 SM을 제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이 업계의 '베스트'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SM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제게 '베스트'란 프로듀싱입니다. 프로듀싱은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까지 수 없는 실패를 견디며 낮 밤을 가리지 않는 창의와 열정의 세계입니다. 팬들의 가슴 속으로 달려 들어가 그들의 떼창, 눈물, 감동, 그리고 희망을 만들어내는 스타의 무대 뒤에는 그 스타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프로듀서들의 세계가 있습니다. 대중이 없으면 스타가 없고, 스타가 없으면 프로듀서가 없고, 프로듀서가 없으면 음악 산업은 성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역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년여는 SM에게 가장 적합한 '베스트'를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현 경영진에게는 이수만이 없는 SM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재촉했습니다. 저는 이미 SM의 무대에서 내려갈 결심을 했으니까요. 하이브, 카카오를 비롯해 펀드, 대기업, 해외 글로벌 회사 등이 SM을 원했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제게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습니다. SM과는 경쟁 관계였지만, BTS의 성공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입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서 배고픈 시절을 겪어 본 사람입니다. 가수 지망생들과 분식으로 식사를 때우며 연습실에 파묻혀 있었던 사람,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산지사방으로 돌아다녀 본 경험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또한 저처럼 음악에 미쳐 살았고, BTS 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물입니다. 저는 그가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들을 대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 제 선택의 이유는 그것이었습니다.
     
    SM 맹장으로서의 인생 일막을 마치고, 이제 저는 이막으로 넘어갑니다. 저의 넥스트는 테크놀로지와 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그곳을 향해 저는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SM 가족들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과 함께했던 날들에 저는 후회가 없습니다.
    SM은 제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습니다.

    저와 함께했던 아티스트들에게도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꿈 가득한 그대들을 만나 고진감래의 시간 속에 함께 울고 웃으며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손끝, 발끝까지 온 에너지를 쏟아 무대 집중 퍼포먼스를 해내는 당신들이 오히려 제 선생님이었습니다. 존경하고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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