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주축 모임인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비명계(非이재명계)'와 회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 방안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비명계와 회동…"당내 우려 소통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8일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 소속 이원욱·윤영찬 의원과 만찬 회동을 했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친명-비명' 갈등이 격화하고, 강성 지지층이 일부 의원들에 대해 '무력 시위'까지 벌이자 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회동에서 박 원내대표는 두 의원으로부터 이 대표의 방탄에 대한 당내 우려가 상당하다는 점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두 의원은 비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이 대표 사퇴' 등의 목소리가 민주주의 정당 내에서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로 존중해달라고 설명했다고도 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검찰의 무도한 수사에 맞선 단일대오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여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우려에 대해 얘기하고 이에 원내대표는 경청하면서 잘 들어줬다"며 "무언가를 약속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소통이 이뤄지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지도부-비명계 입장 차이 커…화합 쉽지 않아
그러나 당 내홍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지도부와 비명계가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당장의 화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계는 당 지도부가 먼저 이 대표의 방탄 논란을 불식할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온도 차이가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또 다른 의원들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민주당의 길 만찬 모임에서도 10여명의 의원들은 이같은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 지도부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당이 전면적으로 나서 이 대표를 지켜야한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른 해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설득해야 한다"며 "또 다른 체포동의안이 온다면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정하고 그 표결에 임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침묵' 언제까지…"직접 입장 밝혀야" 목소리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이 대표가 직접 결단을 내려야 '친명-비명'의 갈등 국면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한 당내 상황에 대해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대신 박 원내대표가 직접 체포동의안 표결 갈등 국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이 대표로 인해 불거진 문제인데 박 원내대표가 떠안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모두 이 대표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데 왜 원내대표가 여론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뒤집어쓰는 모양새가 갖춰지는지 모르겠다"며 "이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하면 바로 정리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이르면 다음주부터 비명계 달래기에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 대표가 이날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우려를 청취한 뒤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