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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뿌리고 진입로 막고…건설현장 불법 2863명 단속

사건/사고

    동전 뿌리고 진입로 막고…건설현장 불법 2863명 단속

    핵심요약

    경찰,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 중간성과 발표
    581건 내·수사, 2863명 단속, 29명 구속 등 102명 기소
    경찰 2863명 투입…경찰청장 "건설현장 폭력행위는 반드시 근절"
    양대노조 "노조 외피 쓴 불법행위 해소 위해 노력…모든 노조 싸잡아 매도 경향"

    중북지역 폭력조직에 소속된 조직원들이 건설현장 진입로를 차량으로 막고 있다. 경찰청 제공중북지역 폭력조직에 소속된 조직원들이 건설현장 진입로를 차량으로 막고 있다. 경찰청 제공
    경찰이 3개월에 걸쳐 건설현장 폭력행위 특별단속을 벌여온 결과 2863명을 단속하고, 노조 간부 행세를 했던 조폭 등 29명을 구속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3개월 동안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 중간성과를 발표하며 총 581건을 내·수사해 2863명을 단속하고, 이 중 102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29명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단속한 대상 중 전임비(노조 전임자 유급비)와 월례비(월급 외 지급되는 임금 성격의 돈) 등 각종 명목의 금품갈취가 2153명(75.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현장 출입방해 및 작업 거부 등 업무방해 302명(10.5%), 소속 단체원 채용 및 장비사용 강요 284명(9.9%) 등 순이었다.

    단속 인원 중 77%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이었고, 약 23%가 군소노조 혹은 환경단체, 지역 협의단체 등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중요사건을 전담하는 각 시도청 강력범죄수사대와 반부패수사대 등에서 66%가량을, 경찰서 수사 부서에서 34%가량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경력을 투입해 단속을 벌였다고 홍보했다.

    특히 경찰은 조폭이 가담해 돈을 갈취하거나 집회, 민원제기 등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낸 사례들을 강조했다.

    #1. 충북지역 폭력조직에 소속된 조직원들이 주도해 공갈 목적으로 허위 노조 지부를 설립하고, 충북 일대 8개 건설현장에서 "불법고용 외국인을 모두 신고하겠다", "노조원 풀어서 현장입구에서 매일 집회를 하겠다" 등으로 협박해 월례비 명목 8100만원을 뜯어낸 사례도 있었다.

    #2. 세종 일대 건설현장에서는 '환경단체'가 자신들의 살수차량을 사용하지 않는 현장에 환경민원을 4년 동안 220회 제기하고, 건설현장 입구를 차량으로 막아 업무를 방해하면서 살수차 1대당 사용요금 3백만 원을 받아 총 4억 원을 챙겨갔다.

    건설현장 출입구 앞 도로에 동전을 뿌린 뒤 노조원들이 이를 천천히 줍고 있다. 경찰청 제공건설현장 출입구 앞 도로에 동전을 뿌린 뒤 노조원들이 이를 천천히 줍고 있다. 경찰청 제공
    #3. 건설현장 출입구 앞 도로에 수백 개의 동전을 뿌린 뒤 이를 천천히 줍는 방법 등으로 레미콘 차량 통행을 막는 등 총 26회에 걸쳐 공사를 방해한 사례도 소개됐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오는 6월 25일까지 계속해서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단속할 계획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건설현장 폭력행위를 반드시 근절해야 할 적폐"라며 "불법과 무질서는 경찰이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대노총은 건설현장의 일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자체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찰과 정부가 건설노조들이 불법과 폭력의 온상인 듯 프레임을 씌우고, 법적.제도적으로 모호한 부분들까지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약한 고리를 이용해 노동조합의 외피를 쓰고 불법을 하는 이들이 있고, 그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조도 부단히 노력해왔다. 부당한 불법까지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정부가 모든 노조를 싸잡아 마치 불법을 일삼는 집단처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월례비나 전임비의 경우 경찰은 단순히 '금품갈취'라고 표현했는데, 사건별로 세세하게 살펴보면 정당한 보상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경찰들을 대대적으로 투입하고, 영상과 사진 자료를 대량으로 배포하는 것들을 보면 의도적으로 이런 사안들을 키우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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