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돌봄교실에서 탈락하면 회사 퇴사와 경력단절까지 고려해야 하는 맞벌이에게 자식을 볼모로 한 기약 없는 대기는 너무 가혹합니다. 반을 증설해서 모든 학생이 돌봄교실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
"예비 2학년 중 10명만 돌봄이 가능하고, 나머지 10명은 대기자입니다. 학교는 돌봄 수요가 많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대안을 모색하기보다는 돌봄 증설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지속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방안을 강구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9개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 중이라는 이유로, 9살 아이에 대한 돌봄교실 참여가 불가하다고 통보받았습니다. 맞벌이가 아니라서 안 된다는데 교육청에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 현실적인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맞벌이 부부들이 양육 부담을 덜어줄 '돌봄교실'에 목을 메고 있는 씁쓸한 현실이 쏟아진 민원을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제공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초등학교 돌봄교실 관련 민원은 매년 증가해 2022년에는 3년 전보다 45% 이상 늘었다. 돌봄교실 탈락에 따른 증설 요청이나 대상자 선정, 운영 관련 불만 민원 등이 많이 발생했다.
최근 3년 2개월간('20.1.~'23.2.)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돌봄교실' 관련 민원은 총 8731건에 달했다. 겨울방학부터 입학·개학 기간인 1~3월 민원이 전체의 33.7%를 차지했다.
'돌봄교실' 관련 주요 민원은 △돌봄교실 증설 요청 △돌봄 대상자 선정 관련 이의제기 △돌봄교실 운영 개선 요구 △돌봄전담사에 대한 불만 등으로 나타났다.
돌봄교실이 수요에 모자라 대기할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이 돌봄교실 증설을 요청하고 대상자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민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류영주 기자돌봄 시간 및 급식 등 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개선 요구와 돌봄교실 내 사고 발생 등 돌봄전담사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경기도에 있는 맞벌이 부부들은 서울 출퇴근으로 출근 시간이 더 일러 아침 돌봄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아침 돌봄에 공백이 없게 도와달라"거나 "돌봄교실에서 사고가 나 팔꿈치 골절수술을 했다. 사고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요청한다"는 등의 민원이다.
권익위는 3월부터 초등학교 입·개학으로 새 학년이 시작됨에 따라 돌봄교실 관련 학부모 불편 등이 예상된다며 민원 예보를 발령하고, 관계기관에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한편 올해 2월 민원 발생량은 총 92만 6546건으로, 전월 대비 3.7% 감소했고 전년 같은 달 대비 1.1% 증가했다.
전월 대비 민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제주특별자치시로 '마라도 고양이 포획 반대 및 보호 요청' 등으로 인해 전월 대비 8.9% 증가했다.
중앙행정기관 중에서는 기획재정부 민원이 증가했는데 '84제곱미터 이하에 대한 소형오피스텔 등을 주택수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민원(582건)' 등 총 2040건이 발생해 전월보다 148.5% 증가했다고 권익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