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어제 동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습니다. 법무부는 신속하게 국내 송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권 대표가 실제 송환될지는 미지수라고합니다.
경찰청에 나가 있는 김구연 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경찰청에 나와 있습니다 .
연합뉴스[앵커]
권도형 대표가 1년 정도 도피생활을 했었는데 어떻게 체포된 겁니까?
[기자]
권 대표는 동유럽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적발돼 체포됐습니다. 두바이 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덜미가 잡힌 겁니다. 또 소지품에서는 위조된 벨기에 여권도 발견됐습니다. 경찰청은 권 대표의 지문을 넘겨 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가 됐던 테라와 루나 코인 폭락 사태의 책임자인 권도형 대표 본인이라는 것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앵커]
테라와 루나 코인 폭락이 당시 암호화폐 시장에 미친 충격이 상당히 컸었는데요, 어떤 사건이었는지 간단히 설명 해주시죠.
[기자]
약 10만 원에서 99원. 지난해 5월 6일에서 일주일도 되지 않은 12일 오후까지, 99% 넘게 하락(코인마켓캡 사이트 기준)한 겁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폭락 사태였습니다.
그렇다고 테라와 루나는 수천 개 코인 중 그저 시시한 코인이었느냐?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순위 10위권 안에 들 만큼 유명한 코인이었는데, 말도 안되는 폭락 사태를 보이면서 이 코인에 투자했던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 헤지펀드와 심지어 가상화폐 거래소마저 줄지어 파산하거나 큰 손해를 봤습니다.
[앵커]
이렇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도 어떻게 금방 수사 당국에 붙잡히지 않고 긴 도피생활을 하게 된 거죠?
[기자]
폭락 사태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게 지난해 5월 초거든요. 그런데 권 대표는 그보다 며칠 앞서 싱가포르로 출국해버립니다. 그리고 사건이 불거지자, 두바이 공항을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요청으로 인터폴에서 권 대표를 적색수배한 것은 지난해 9월인데, 계속해서 행적은 묘연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체포된 것인데, 위조 여권을 계속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기록도 없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권 대표를 잡았는데도, 우리나라 법정에는 세우지 못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남부지방검찰청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은 권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그를 추적해왔습니다. 기본적으로 해외에 체류 중인 피의자를 국내로 송환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예를 들어, 과거 BBK 사건의 당사자였던 김경준 씨는 2004년 5월 미국 자택에서 체포됐는데, 미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재판과 국무부의 승인을 거쳐 우리나라로 오기까지 총 3년 6개월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싱가포르 등 전세계에 퍼져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미국이나 싱가포르 수사당국에서도 권 대표를 기소하거나 수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뉴욕 검찰은 권 대표를 증권 사기와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고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습니다. 싱가포르 경찰도 800억 규모의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권 대표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어느 나라 법원에 먼저 세우느냐도 문제인 겁니다. 미국이나 싱가포르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법무부는 일단 몬테네그로는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은 국가인 만큼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에 속도를 올려 빠른 시일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경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