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캡처구글의 번역기에서 영어로 'korean peoples'를 입력하면, 올바른 표현인 '한민족', '한국 민족'이 아닌 '조선족'으로 잘못 번역되는 것이 확인됐다.
27일 구글 번역기를 통해 'korean peoples' 단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조선족(joseonjog)'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구글에 비슷한 단어인 'korea people, korean people, korea peoples'를 번역했을 경우 각각 '한국사람들, 한국인, 한국 민족'으로 번역됐지만, 'korean peoples'만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구글·바이두 캡처동일한 단어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제공하는 번역기를 사용해본 결과 각각 '한국사람, 한국사람, 한국국민'으로 번역됐지만, 'korean peoples' 문구만 구글과 같이 '조선족으로 번역했다.
세계 최대 영어 논술 첨삭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래머리(Grammarly)는 "peoples는 동일한 지리적 또는 문화적 맥락에서 민족을 구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사용된다"고 명시한 뒤, 예시로 'The Israeli and Palestinian peoples have long been at war(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랫동안 전쟁을 해왔다)'를 제시했다.
온라인 영어사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소러스(Thesaurus)에서도 "peoples는 토착민이나 세계의 많은 민족에서와 같이 국가, 부족 또는 다른 공동체를 지칭하는 집단 단수 명사로서 그 의미에서 복수의 사람들로 구체적으로 사용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korean peoples'는 '한민족' 또는 '한국 민족', '한국인들'로 번역된다고 볼 수 있다.
위쪽부터 bing 포털, 챗GPT, 영어번역기 DeepL, 얀덱스(yandex), 파파고. 각 홈페이지 캡처
다른 국가와 업체의 번역 서비스를 이용해본 결과, 최근 챗GPT로 구글의 대항마로 올라선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bing 포털사이트는 해당 단어를 '한국 민족'으로 번역했고 대화형Ai 챗봇 챗GPT는 '한국인들'로 번역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 영어번역기 DeepL은 '한국 민족', 러시아 포털사이트인 얀덱스(yandex)에서는 '한국인', 국내 번역 서비스인 네이버 '파파고'는 '한민족'으로 번역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구글 번역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같은 문제가 지속되는 구글에 문의전화도 안된다"며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있지만 원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답변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이전에도 수많은 네티즌들과 함께 항의했던 김치가 파오차이로 표기되는 문제는 정부도 나서서 올바른 표기가 신치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구글에선 파오차이로 표기된다"고 비판했다.
구글 캡처구글의 번역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구글 번역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혐오 표현 중 하나인 '문재앙'을 입력하면 영어로 'Moon Jae-in(문재인)'으로 번역된다는 것이 알려져 혐오 표현을 방치하고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받은 바 있다. 지난해 구글 번역기는 '김치용 배추'를 '白菜泡菜'와 '泡菜用白菜, Chinese cabbage' 등 파오차이용 배추로 번역해 지적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