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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만원에 팔린 해리포터 1편…너덜너덜한데, 왜?

국제일반

    3300만원에 팔린 해리포터 1편…너덜너덜한데, 왜?

    • 2023-04-04 15:11

    500부뿐인 양장본 초판…"26년 전 사촌에게 선물 받아"

    약 3300만원에 낙찰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표지(왼쪽). 세월의 흔적으로 누렇게 변색된 책의 일부 페이지보 보인다.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 웹사이트 캡처약 3300만원에 낙찰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표지(왼쪽). 세월의 흔적으로 누렇게 변색된 책의 일부 페이지보 보인다.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 웹사이트 캡처
    책등이 떨어져 나가고 세월의 흔적으로 책장이 누렇게 빛바랜 해리포터 초판본이 영국 경매에서 3천만원대에 낙찰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에 올라온 J.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양장본이 2만160 파운드(약 3300만원)에 판매됐다.

    이 책은 영국 글래스고에 사는 두 자녀의 어머니 홀리 호가트(34)가 26년 전 사촌에게 선물 받은 책으로, 책을 보호하는 비닐 커버가 벗겨져 책등이 떨어져 나갔고, 책장은 누렇게 변색됐다. 또 일부 페이지에는 낙서가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지만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호가트는 "이 책이 경매에서 200만 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팔렸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책의 상태가 나빠) 누가 이런 책을 살까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이 이처럼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었던 까닭은 이 책이 500부밖에 인쇄되지 않은 양장본 초판이기 때문이다. 이중 약 300권은 지역 도서관에 배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더 타임스는 설명했다.

    런던 경매사 소더비에 따르면 초판본의 진위는 '10 9 8 7 6 5 4 3 2 1'이라는 일련번호와 책 53페이지에 '1 지팡이'(1 wand)라는 오탈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더비는 상태가 좋은 해리포터 초판본에 5만 파운드(약 8천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해리포터처럼 기숙사 학교에 다닌 호가트는 학창 시절에 이 책을 같은 기숙사를 쓰는 친구들에게 빌려줬고, 책이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바람에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2000년에 학교 친구들에게 이 책을 빌려줬고, 기숙사를 한참 떠돌다가 나에게 돌아왔을 때는 책이 이미 헤진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호가트는 여러 경매 업체에 의뢰해 이 책이 초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언&턴불사는 작년 9월 이 책을 경매 카탈로그에 실었고, 올해 2월 열린 경매에서 한 미국인이 이 책을 낙찰받았다.

    호가트는 경매 수수료를 내고 약 1만5천 파운드(약 2500만원)가 남았다고 한다. 이 돈으로 20여 년 전 책을 선물한 사촌에게 소정의 선물을 전달했고, 2살과 4살 자녀와 함께 디즈니 유람선을 타고 유럽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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