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미 하원의장(오른쪽)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미국에서 회동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6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본질은 미국과 대만이 서로 공모해 '경유'를 가장해 '대만 독립' 분리 주의자들이 미국에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고 미국과의 공식 교류를 수행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에게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랫동안 미국은 대만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고집스럽게 추구해 약속을 어겼으며 대만과의 공식 교류, 무기 판매 및 대만과의 군사적 연계 측면에서 계속 선을 넘어 도발했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차이 총통에 대해서는 "취임 이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하는 '1992년 합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대만 독립' 분리주의 발언과 행동을 지원하고 장려했으며 점진적인 대만 독립을 추진해 양안(중국과 대만)관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중국 측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자 중미 관계의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한계선"이라며 "미국-대만의 심각한 잘못된 행동에 대응하여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대만과의 모든 형태의 공식적인 교류를 즉시 중단하고, 미국과 대만 간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중단하고, 대만 해협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만을 이용하여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더 이상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말라"고 촉구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성명에서 군사행동 등 구체적인 대응 조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군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즈음해 연일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 의장은 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회동을 갖고 양국간 연대를 강조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뒤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미국 무기가 전달되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 초당적인 입장이 있다고 믿는다"며 두 사람이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차이 총통은 "(매카시 의장 등의) 흔들림 없는 지지는 대만 국민에게 우리가 고립돼 있지 않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준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