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대원들이 지난 3일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반자르느가라에서 주술사 슬라멧 토하리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들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인도네시아에서 한 주술사가 돈을 불려준다며 사람들을 속인 뒤 이에 항의하는 이들에게 독극물을 먹여 12명을 살해한 일이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최근 자바섬 중부 반자르느가라 지역에서 주술사 슬라멧 토하리(45)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이 주술로 돈을 불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하지만 약속대로 돈이 늘어나지 않자 이에 항의하러 온 사람들에게 주술의 한 과정이라며 독극물을 넣은 물을 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희생자 중 한 명인 파리얀토라는 남성의 가족들에 의해 알려졌다. 파리얀토는 슬라멧이 7천만 루피아(약 620만원)를 맡기면 50억 루피아(약 4억4천만원)로 불려준다는 말에 속아 돈을 맡겼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그는 지난달 23일 맡긴 돈을 되찾겠다며 슬라멧을 찾아갔다.
파리얀토씨는 슬라멧을 만나러 가기 전 가족들에게 슬라멧과 만나는 주소를 알려주고 3일 안에 연락이 없으면 경찰과 함께 찾으러 오라고 말했다. 파리얀토씨의 말처럼 그가 3일 안에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수색 끝에 파리얀토씨의 유해를 발견했다.
경찰은 슬라멧을 체포했고 수사 결과 술라멧의 집 인근에서 총 12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도 파리얀토씨처럼 대부분 주술로 돈을 불려준다는 말을 믿고 맡겼다가 돈을 떼일 것 같자 항의하다 슬라멧에 의해 독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슬라멧이 과거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하다 감옥에 간 전과자였다며 그가 감옥에 나온 뒤 2020년부터 재물을 불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주술사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년 동안 이 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또 다른 희생자가 있을 수 있다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가 종료되면 슬라멧을 살인죄로 기소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속 신앙이 뿌리 깊이 퍼져 있으며 슬라멧처럼 주술로 돈을 불릴 수 있다고 속이는 무당들도 많다.
지난 1월에도 자카르타 경찰은 초자연적 능력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다고 약속한 뒤 실제로 이뤄지지 않자 이에 항의하던 피해자 9명을 독살한 혐의로 남성 3명을 구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