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씨가 정진상(오른쪽)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서 20억원을 요구받았지만 줄 생각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황진환 기자·연합뉴스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는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김 씨는 줄 생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피고인인 정영학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정진상 전 실장으로부터 20억 원을 마련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김 씨가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검찰이 '2021년 2월에 경기도 판교의 한 카페에서 김만배가 증인(정영학)한테 '정진상 전 실장이 20억 원을 마련하라고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정 회계사는 '김만배 씨한테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 김만배 씨가 20억 원에 대한 결과는 알려주었는가'라는 질문에 "김만배 씨는 안 주겠다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김만배 씨가 정 전 실장에게 20억 원을 만들어줬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에도 "정확히 모르지만, 김만배 씨는 안 주겠다는 정도로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정영학 회계사. 연합뉴스
김만배 씨가 소유한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중 일부(428억 원)를 김용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에게 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 회계사는 김만배 씨가 줄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 회계사는 "(428억 원은) 제가 계산해 줬다. 전체 이익 중에서 각종 비용을 뺀 다음에 산정한 금액이 428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계산만 해줬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428억 원을 계산할 당시에는 '누구에게 주겠다', '주기로 했다' 등의 약속했다는 것은 없었는가'라고 물었고, 정 회계사는 "정확하게 계산만 해달라였다"라며 "처음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700억 원이 있고, 이후엔 세 분 정도로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김만배 씨가 (돈) 요청을 받았는데 엄청 화를 냈고, 줄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