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한중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이 관영매체를 동원해 연일 우리 정부의 대미외교 노선을 비판하고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24일 전문가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가 외교 경험이 부족해 대만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민감도가 낮다"면서 "한국은 한미동맹을 강화해 외교적 위상을 높이고 싶지만 무작정 미국을 따라가는 것은 한국의 외교적 여지를 크게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동맹국에 대해 "당근과 채찍" 전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한국 정부는 다가오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희망적일 수 있지만 그러한 요구 사항이 실현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영매체 펑파이는 전문가 기고문을 통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확장 억제'를 주제로 비판적인 시간을 피력했다.
펑파이는 "핵전략. 즉, 확장 억제가 무엇인지, 확장 억제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발언권은 미국에 있고 한국은 발언권이 없다"면서 "이러한 주종 협력 모델은 한국이 자국의 의사에 따라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어렵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한국의 안보를 미국의 핵 전략과 깊이 연결하고 '확장 억제'를 보호 우산으로 사용하지만 이는 전략적 보장이 아니라 전략적 모험"이라며 "다른 나라의 보호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솔선수범하여 자신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전날에도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미 외교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자매지 환구시보는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났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우리 외교부가 중국 측의 외교적 결례에 항의한 것을 오히려 적반하장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윤 대통령의 발언을 '워싱턴에 대한 충성 표시'라고 주장하며 "미국이 유출한 기밀문서가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고위관계자 불법 사찰로 드러났을 때 정작 심각한 침해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지 않고 왜 온순한 새끼 고양이처럼 행동했는가"라고 우리 정부를 비판했다.
중국 측이 관영매체를 동원해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것은 24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미간 공조가 더욱 강화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