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긴급 집회. 연합뉴스정부의 건설노조 압박에 항의하며 노동절에 분신을 시도했던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모(50)씨가 숨지면서 건설노조가 대정부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건설노조는 2일 오후 6시 30분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양씨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건설노조 강원지부 양 동지는 노조 간부로서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그런데 윤석열 정권에 수사 당하며 느낀 인간적 모멸감이 동지를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비통함을 토했다.
건설현장에서 일을 마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모이더니 금세 대통령 집무실 앞 인도를 가득 메웠다. 경찰이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라며 구호를 외치지 말라는 등의 경고 방송을 잇따라 내보냈지만,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를 이어나갔다.
연합뉴스건설노조 허근영 사무처장은 "추모 문화제에 달려오면서 또 한 명의 건설노동자가 구속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전국 건설노조 구속자가 16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허 사무처장은 "그저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건설현장.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도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수 있는 건설현장이 보장되는 삶. 인간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건설노조를 만들었을 뿐이다"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건설노동자를) 폭력배와 같은 '건폭'이라고 이야기하고, 국토부 장관은 없는 제도를 만들어서라도 노조를 탄압하겠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노조 윤택근 수석부위원장도 "또 얼마나 죽어야 이 야만적인 탄압을 멈출까. 헌법에 보장된 합법적인 노조 활동이고 노동자가 최소한의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결성한 합법적 노조 활동을 매도해 양 지부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이게 윤석열 정권의 참모습"이라고 규탄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일제 잔재인 '노가다' 인생이 아니라 당당한 건설노동자로 살고 싶었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스스로 몸 보호하기 위해 노조했다"며 "양 동지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노동자가 힘 모아야 한다. 노동자의 삶은 투쟁하는 노동자만이 만들수 있다"고 외쳤다.
양씨 등 건설노조 강원지부 전·현직 간부 3명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양씨는 노동절인 1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오전 9시 30분에 변호사를 만나기로 했으나 약속장소에 가지 않고 법원 앞에서 분신했다.
건설노조는 양씨가 분신해 끝내 사망한 원인은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이라며 오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대정부 규탄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