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김진욱. 연합뉴스프로야구 롯데의 상승세 뒤에는 든든한 불펜이 있었다.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한 피칭을 뽐내고 있는 좌완 투수 김진욱(20)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는 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 3연전 첫 경기에서 7 대 4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0일 사직 KIA전 이후 파죽의 9연승을 달렸다.
2008년 이후 무려 15년 만의 9연승이다. 롯데는 23경기 15승 8패 승률 6할5푼2리를 기록, 2위 SSG(승률 6할)를 제치고 단독 1위를 유지했다.
선발로 나선 우완 투수 박세웅은 4⅔이닝 3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팀은 이겼지만 박세웅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시즌 첫 승이 무산됐다.
뒤이어 등판한 김진욱이 대신 승리를 챙겼다. 5 대 3으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박세웅에게 배턴을 건네받은 그는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김진욱은 위력적인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총 투구수 11개 가운데 직구는 5개, 슬라이더는 6개를 던졌다.
직구보다 변화구를 더 많이 뿌린 김진욱은 "변화구 제구가 좋아지면서 카운트 싸움을 할 수 있게 된 뒤로 훨씬 편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직구가 주무기인데 변화구와 함께 던지면서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진욱. 노컷뉴스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불펜진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진욱은 눈부신 활약의 비결에 대해 "생각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해주신 조언을 바탕으로 훈련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프로 데뷔 이후에는 2시즌 연속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에 김진욱에게 지난 시즌과 바뀐 점에 대해 묻자 "투구폼이 바뀐 건 없다. 올해는 불펜에서 꾸준하게 뛰면서 일정하게 잘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에는 주로 선발로 나섰지만 올 시즌에는 불펜의 핵심이 됐다. 김진욱은 "불펜으로 이동해서 부담이 줄어든 건 아니다"면서 "선발과 불펜 모두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욱은 이날 팀의 9연승 행진에 대해 "언젠간 연승이 끝날 수도 있지만 일단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데 운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승이 끊기더라도 다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2008년 7월 27일 사직 한화전부터 9월 2일 사직 LG전까지 기록한 구단 역대 최장인 11연승에도 가까워졌다. 김진욱은 "지금 기세라면 (11연승도)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