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나균안. 연합뉴스거침 없는 상승세를 달리던 롯데의 10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KIA에 발목을 잡혀 연승 행진이 '9'에서 멈췄다.
롯데는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 대 10으로 패했다. 전날 3연전 첫 경기에서 KIA를 꺾고 9연승을 달렸지만 이날 패배로 상승세가 주춤했다.
올 시즌 선발진의 에이스로 떠오른 우완 투수 나균안의 부진이 뼈아팠다. 나균안은 지난 4월 한 달간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로 활약, 롯데의 단독 1위 질주를 이끌었다. 이날 5월 첫 선발 등판에 나서 10연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나균안은 이날 경기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4월 MVP 후보 11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은) 분명히 MVP를 받아야 할 후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4월 한 달간 너무 잘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나균안은 5월 첫 등판 경기에서 KIA 타선에 호되게 당해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1회와 2회는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낸 나균안은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2사 만루 위기에 몰린 가운데 김선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선실점했다. 이어 최형우에게 2타점, 소크라테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총 4실점을 했다.
0 대 3으로 끌려가던 4회말에는 커다란 한 방을 얻어맞았다. 선두 타자로 나선 이우성에게 초구부터 홈런을 허용한 것. 이우성은 나균안의 시속 113km 커브를 받아쳐 비거리 110m짜리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후속 타자들은 모두 범타로 처리했지만 5점을 내준 상황이었다. 나균안은 결국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회를 마친 뒤 최준용과 교체됐다.
롯데는 5회초 김민석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6회말 무사 1, 3루에서 박찬호를 병살타로 잡아내기는 했지만 3루 주자 이우성이 홈으로 들어오는 건 막지 못해 격차가 다시 5점이 됐다.
7회초 롯데는 전준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1점을 만회했지만 곧바로 7회말 대량 실점을 하고 무너졌다. 1사 만루 변우혁 타석에서 포수 패스트볼로 점수를 내준 뒤 한승택, 박찬호, 류지혁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얻어맞고 4점을 내줬다. 롯데는 결국 8점으로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KIA에 2 대 10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