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와 강릉시민행동 등 지역 노동·시민단체와 정당들은 지난 3일 양모(50)씨가 분신을 시도했던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 화단에서 헌화를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영래 기자노동절인 지난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양모(50)씨의 장례가 서울에서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진다.
4일 건설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3일 양씨의 유가족으로부터 장례 절차를 위임받아 노동조합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속초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꾸려졌던 양씨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진다.
장례기간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양씨의 시신은 이날 가족들과 속초 청호동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서울로 운구한 예정이다.
앞서 양씨는 지난 1일 오전 9시 35분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직후 의식을 잃은 채 서울의 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숨졌다.양씨는 동료 간부 2명과 함께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었다.
분신을 시도한 당일 오후 3시에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으며, 영장심사 결과 법원은 이들 3명에 대한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양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강원지역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는 등 공사를 방해하고 현장 간부 급여를 요구하는 등 피해 업체들로부터 8천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 4개 정당은 지난 3일 오전 강원 강릉경찰서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분신 시도로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모(50)씨의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전영래 기자양씨는 분신을 시도하기 전에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닌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디. 제 자존심이 허락 되지가 않네요"라는 내용을 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가족과 노조, 야당 대표 등에게도 유서를 남겼다. 노조에 남긴 유서에는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대표를 수신인으로 남긴 유서에서는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오늘 제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억울하고 창피합니다"라며 "무고하게 구속된 분들을 제발 풀어주세요. 대한민국을 바로세워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한편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조합원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조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