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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곽상도 아들, 심각한 질병 걸렸다고 위장하자"

법조

    김만배 "곽상도 아들, 심각한 질병 걸렸다고 위장하자"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 공범 10명에 대한 공소장 공개
    곽상도 아들 '50억원 퇴직금' 보도되자 '질병 위로금' 위조 의혹
    저축은행 임원에 보도 및 사건 무마 대가 10억원 뜯어내기도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류영주 기자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류영주 기자
    '50억 뇌물' 의혹 당사자인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퇴직금 의혹이 확산하자 '질병 위로금'으로 꾸미는 대책을 제시한 것은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로 밝혀졌다. 김씨가 기자 시절 전 저축은행 관계자에게 보도 무마와 법조계 청탁 등의 대가로 10억원을 뜯어낸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4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김씨의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 공범 10명에 대한 공소장을 보면 김씨는 2021년 9월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에 대한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곽 전 의원과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병채씨 등과 수시로 연락하며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그해 9월 26일 "[단독]국민의힘 곽상도子 '화천대유'로부터 50억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은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

    김씨는 언론 보도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병채씨를 병원에 입원시켜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위장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곽 전 의원과 병채씨는 화천대유에서 받은 퇴직금 50억원은 사업 성공에 따른 성과급이자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질병에 따른 위로금이라고 주장해왔다. 다만 검찰에 제출한 진단서에 기록된 병은 어지럼증이 발생한 뒤 30초 뒤에 사라지는 경증 질병으로 알려졌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병채씨. 연합뉴스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병채씨. 연합뉴스
    이 대표도 검찰 수사과정에서 김씨의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관계자들과 말을 맞췄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예정인 화천대유 상무 A씨에게 연락해 '병채씨가 중병에 걸린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당시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진술하도록 했다.

    김씨가 강원랜드에서 도박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저축은행 관계자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사실도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담겼다. 김씨는 2007~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제일저축은행 전직 임원 유모씨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
    머니투데이 기자였던 김씨는 당시 제일저축은행 상무 재직 중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했던 유모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유씨가 취재 무마를 대가로 5천만원을 주겠다고 하자 김씨는 강원랜드 출입을 빌미로 유씨를 협박하던 사람들을 언급하며 2억원을 주면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기사도 보도하지 않았다.

    김씨는 이 일을 계기로 유씨와 자주 통화를 하거나 사무실에서 일주일에 한두 차례 만나는 사이가 됐다. 김씨는 수시로 부장판사나 부장검사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법원이나 검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김씨는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2008~2009년 대출비리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게 되자 사건 무마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았다. 또 유씨가 2011년 3월 검찰 압수수색을 받고 연락하자 김씨는 또 사건 무마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아냈다.

    김씨는 이후 법률신문 인수 대금 명목으로 2억원을, 다른 기자들과의 회식비, 금융감독원 직원·기자·법조인들과의 골프비 등의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았다.

    이처럼 10억원을 뜯긴 유씨는 2021년 9~10월 언론을 통해 김씨가 대장동 개발 비리를 통해 막대한 범죄수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걱정하지 말라'던 김씨의 말과는 달리 2011년 4월 특경가법상 수재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같은해 4월 출소한 터였다.

    유씨는 김씨에게 과거 자신이 돈을 지급한 사실을 폭로할 것처럼 해서 10억원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변호인을 통해 여러 차례 연락을 했고 그해 11월 김씨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아냈다.

    유씨는 이후에도 7억5천만원을 더 달라고 요구해 3천만원을 추가로 받았지만 결국 대장동 개발 범죄수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씨를 포함해 김씨 아내 등 9명을 김씨의 대장동 범죄수익 390억원 은닉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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