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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9살 소년 계엄군 연행 확인…'구금 기록' 있어야 피해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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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 당시 9살 소년 계엄군 연행 확인…'구금 기록' 있어야 피해자 인정

    편집자 주

    5·18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3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해 강제 연행된 행방불명자 가운데 생존 사실이 확인된 이들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10살 전후의 아동들의 경우 연행된 이후 국내·외로 강제 입양되거나 보육시설로 보내져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지만 사각지대에 방치돼 5·18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다. 광주CBS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실태를 점검하고 보상자 선정 절차 등을 점검하는 연속기획보도를 마련했다. 사각지대에 놓인 또 다른 5·18 피해자. 10일은 두 번째 순서로 5·18 당시 9살 소년이던 조영운씨가 계엄군에 의해 강제 연행된 사실이 43년 만에 확인됐지만 5·18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금 기록 등이 추가로 확인돼야 하는 상황에 대해 보도한다.

    [광주CBS 5·18 43주년 연속기획, '사각지대에 놓인 또 다른 5·18 피해자'②]
    5·18 당시 9살 소년 조영운씨, 총소리에 놀라 버스에 숨었다가 계엄군에 연행
    계엄군 손에 이끌려 전남도청 인근서 연행된 당시 모습 촬영된 사진 통해 확인
    지난 1990년과 1993년 5·18 피해자 신청했지만 증거 부족 등으로 불인정
    연행 확인됐더라도 구금 사실 입증 못하면 피해자 인정 쉽지 않아
    진상규명위 "조씨 구금 사실 확인하기 위해 계엄군 조사 예정"

    조영운씨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동구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에 의해 연행되고 있는 사진. 해당 사진은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미공개 사진전'에서 전시되고 있다. 박성은 기자조영운씨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동구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에 의해 연행되고 있는 사진. 해당 사진은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미공개 사진전'에서 전시되고 있다. 박성은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5·18 당시 계엄군에 연행된 9살 소년…43년 만에 피해 사실 확인
    ②5·18 당시 9살 소년 계엄군 연행 확인…'구금 기록' 있어야 피해자 인정
    (계속)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던 9살 소년 조영운씨가 계엄군에 의해 강제 연행되는 모습이 프랑스 작가가 찍은 사진을 통해 43년 만에 확인됐다.

    조씨는 지난 1990년(1차)과 1993년(2차) 두 차례 5·18 피해자(보상자) 신청을 했지만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기각됐다. 해당 사진을 통해 조씨가 계엄군에게 연행된 사실이 일부 확인됐지만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 구금 기록 등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총소리 피해 숨어든 버스서 계엄군에 붙잡힌 9살 소년


    1980년 5월 27일 오전 11시쯤 광주 동구 전남도청 분수대 앞.

    9살 조영운군은 이날 이곳에서 계엄군의 총탄과 최루탄 소리 등에 크게 놀라 버스에 몸을 숨겼다.

    버스에 몸을 숨긴 조씨는 잠시 뒤 계엄군에 발각됐고 총을 소지하고 있던 군인의 손에 이끌려 강제 연행됐다. 조씨는 또 다른 남성과 함께 연행됐으며 계엄군 2명은 조씨 등을 감시했다.  

    앞서 계엄군은 이날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전남도청 일대에서 도청 재진압 작전인 상무충정작전을 실행했다.

    조씨가 계엄군에 연행되는 모습은 당시 프랑스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43년 만에 확인됐다.
     
    조영운씨는 "전남도청 쪽으로 어머니를 찾으러 갔다가 갑자기 총격전이 벌어져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무서워 버스에 숨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계엄군이 끌고 갔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과 1993년 5·18 피해자 신청했지만 '기각'

    5·18 당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하고 있는 계엄군. 5·18기념재단 제공5·18 당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하고 있는 계엄군.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수배·연행 또는 구금된 사람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에 따라 피해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연행돼 광주 송정리 공수부대에 며칠간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조영운씨도 피해 보상 신청 대상자다.

    조영운씨의 아버지 등은 지난 1990년과 1993년 두 차례 조씨에 대한 피해 보상을 광주시에 신청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조영운씨의 피해자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광주시는 조씨가 5·18이 발생하기 전 가출한 이력이 있고 5·18민주화운동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어린이라는 점 등을 토대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광주시 강은순 5·18선양과장은 "조씨의 신청 서류에는 5·18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부분을 증빙할 만한 증언과 자료 등이 없어 기각됐다"고 말했다.

    연행 43년 만에 확인…구금 사실 확인 안 되면 피해자 인정 '난항'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마구잡이로 진압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마구잡이로 진압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조영운씨의 연행 사실이 사진을 통해 확인됐지만 5·18피해자로 인정받는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씨가 5·18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금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5·18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직접 관련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준비해 광주시에 제출해야 한다. 조씨가 연행돼 구금당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군 기록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광주시 강은순 5·18선양과장은 "연행된 모습이 사진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를 구금의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조씨가 군부대로 연행됐다면 구금과 퇴소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그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보상을 하게 되면 구금 일수에 따라 보상금이 지원된다"면서 "구금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면 피해자로 지정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조씨의 피해자 지정을 위해 군 기록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조씨의 구금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행해 온 어린아이들을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계엄군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0년 당시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뒤 지난 2018년까지 피해자로 인정된 건수는 총 5807건이며 보상금 2511억 원이 지급됐다. 현재까지 보상 신청은 9227건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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