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필리핀에서 국내로 마약류를 밀반입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책 A(48)씨와 마약 판매대금을 관리한 자금관리책 B씨 등 14명을 입건하고 이 중 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경찰은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자 58명도 검거해 이 가운데 상습투약자 1명은 구속했다.
검거된 투약자 중 20~30대가 75%(45명)에 달했고, 투약자 중 27명은 마약을 호기심에 이번에 처음 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 일당은 2022년 2월부터 필리핀에서 마약류를 성인용품 수출을 가장해 국내로 반입한 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라고 광고해 국내 유통·판매책을 모집했다. 또 구글과 트위터 등에 '마약 판매' 광고를 대놓고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구매자와 접촉한 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일원에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던지기'란 판매책과 구매자가 직접 만나는 대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미리 놔두고 구매자가 찾아가게 하는 거래 방식이다.
A씨 등 일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회 초년생을 유통·판매책으로 모집해 운영했고, 활동비를 가상자산과 고속버스 수화물, 무인 보관소 등을 이용해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다단계 구조와 비슷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면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18일 필리핀 은신처에서 A씨를 검거하고 지난 4일 국내로 송환한 후 6일 구속했다.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7만 9천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7억 8천만 원 상당의 마약과 범죄수익금 1400만 원을 압수했다.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535g, 합성대마 476g, 엑스터시 167정, 케타민 163g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수익금 중 7억 원 상당을 자금관리책 B씨 명의 코인 계좌 등에 이체해 필리핀 현지 카지노 등에서 환전하는 방법으로 반출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며 "현재 필리핀에 체류하며 범죄죄수익금을 챙긴 총책 P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 수배 조치해 강제 송환을 추진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