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간호사의 날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주최로 열린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인력충원을 거부하는 병원과 정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간호사 4명 중 3명은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로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부족으로 처방이나 시술을 대신 한다는 간호사의 비율도 40%에 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지난 1~2월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위탁해 간호사 조합원 3만16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사인력이 부족해 간호사 중 44.9%는 의사 대신 시술·드레싱, 43.5%는 의사 대신 처방을 한다고 응답했다. 68.1%는 '의사 대신 항의와 불만을 듣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간호사 82.6%는 의료현장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74.1%는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해봤다'고 말했다. 24.1%는 '구체적으로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직 고려 비율은 4~5년차에서 8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이직 고려 이유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43.2%), '낮은 임금수준'(29.4%) 등으로 나왔다.
11일 대구의료원 음압병실에서 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간호사 42.5%는 45분에서 최대 1시간 30분 연장근무를 한다고 답했다. 또 주 평균 4회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들의 직무소진(번아웃)도 위기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육체적으로 지쳐있다고 응답한 간호사가 78.1%에 달했고, 정신적으로 지쳐있다고 응답한 간호사도 71.3%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은 생색내기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실현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을 위한 구체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