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을 듣고 엉뚱한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른 남성에 대해 법원이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1월 자신이 사는 고시원 건물 내 B씨의 방에서 살려달라는 여성 목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함께 B씨 방을 수색했지만 여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계속 환청이 들려오자 같은 날 B씨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갈비뼈 부위를 다쳤다.
재판부는 A씨에게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B씨에게 원한·불만을 품거나 살해를 시도할 만한 동기가 보이지 않고, 아무렇게나 칼을 휘둘렀을 뿐 가슴을 정확히 겨냥해 찌른 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B씨의 상처가 스스로 치료할 정도로 경미했고, A씨가 반복적·계속적으로 공격하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특수상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고 B씨가 이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