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가까이 이틀에 한 번꼴로 손님으로 찾아가 약사에게 구애한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서울의 한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5월 무렵 이 건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또래 약사 B씨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여러 번 약국에 찾아갔던 A씨는 같은 해 11월 본격적으로 구애를 시작했다. 자신의 인적 사항을 밝히면서 남자친구가 있는지,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는지 물으며 접근했다.
A씨는 "할 말이 있으니 시간을 내 달라. 100원짜리 동전 2개를 현관문 앞에 붙여 놓으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B씨에게 관심을 갖게 된 5월부터 11월까지가 약 200일이라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명확하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의사를 밝혔지만 A씨는 11월 22일부터 올해 2월8일까지 79일 동안 총 44차례에 걸쳐 B씨를 찾아갔다.
6일 연속으로 찾아가는가 하면 하루에만 5차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건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B씨가 거부하는데도 화분이나 귤, 딸기 등을 주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한 적이 없었고 명시적으로 더는 찾아오지 말라고 요청했음에도 수십 차례 찾아가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