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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PD, 암 투병 중 사망…"포크 음악 장르 연 마에스트로"



문화 일반

    김진성 PD, 암 투병 중 사망…"포크 음악 장르 연 마에스트로"

    18일 세상을 떠난 고 김진성 PD. 김경일 작가 제공18일 세상을 떠난 고 김진성 PD. 김경일 작가 제공포크 가수를 대거 발굴해 1970년대 통기타 음악 열풍에 기여한 김진성 PD가 세상을 떠났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에 따르면, 김진성 PD는 식도암 말기(4기) 판정을 받아 치료가 불가능해 강제 퇴원한 후, 최헌 작가 등의 도움으로 서울 서대문구 연세요양원으로 옮겼으나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946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김 PD는 TBC에서 AD로 활동하다가 MBC를 거쳐 CBS(기독교방송) 프리랜서 PD로 활약했다. '영840'(최경식 진행)을 시작으로 '세븐틴'(고영수·양희은 등 진행) '꿈과 음악 사이에'(임문일 등 진행) 등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맡았다. 주말 팝 프로그램 '올나잇 팝스'도 그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젊은이들의 명소인 '쎄시봉'이 문을 닫아 이곳을 드나들던 젊은이들은 서울 명동 YWCA '청개구리의 집'으로 옮겨갔다. 김 PD는 '청개구리의 집'과 손잡고 공개방송 프로그램 '포크 페스티벌'을 만들었다. 이 '포크 페스티벌'과 청소년 음악 프로그램 '세븐틴'을 통해 이주원, 도비두(김민기·김영세), 양희은, 방의경, 이정선, 조동진, 이동원, 이주호, 어니언스(임창제·이수영), 강인원 등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고인과 두터운 친분으로 최근까지 교류했고, 상주로 현재 빈소를 지키고 있는 김경일 작가는 1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음악을 많이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방송사에서 음악 감상실에 있던 분들을 많이 스카우트했다. 이종환, 최동욱, 박원웅, 백형두, 김광한씨도 그런 경우고, 김진성 PD도 음악 감상실 시절 DJ를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꿈과 음악 사이에' 등 여러 가수가 출연하는 라이브 공개방송 프로그램 PD로서, 과거 DJ 시절 알고 있던 포크 가수를 많이 방송에 출연시켰다. 대학교에 있는 재능 있는 가수를 초청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 판(음반)도 안 낸 사람조차 그냥 바로 출연시킨 사람이다. 그러면서 PD로서 역량을 쌓아갔다"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고인을 두고 "시인 고은의 시를 가요화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고인의 라디오 프로그램 '세븐틴' 내 '고은 에세이' 코너를 통해 김광희의 '세노야', 최양숙의 '가을 편지', 조동진의 '작은 배' 등 많은 명곡이 탄생한 바 있다.

    김경일 작가 제공김경일 작가 제공고인과 최근까지도 같은 교회에 다니며 가깝게 지낸 한용길 전 CBS 사장도 같은 날 통화에서 "저한테 큰형님과 같은, 어마어마하고 자랑스러운 선배다. CBS에 제가 87년에 입사했는데 이분은 이미 퇴직하고 프리랜서를 하셨다. 자유롭고 어디 얽매인 걸 싫어하시는 분이었다"라고 말했다.

    한 전 사장은 "방송사 PD로서 한 시대의 문화를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포크 음악'이라는 음악 장르를 연 진짜 마에스트로다. 김민기, 한대수, 양희은 이런 분들을 발굴해서 세상에 내보낸 분이다. 방송도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었다. 누구나 방송에 출연할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 노래하고 기타 치는 사람은 방송에 다 출연했다. 판이 없어도 출연했고, (가수들의) 녹음까지 해 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은 가수가 음반을 내도 매니저가 홍보하고 체계가 복잡해졌지만, 이분은 재능 있는 사람을 적극 영입했다. 기독교방송에 오면 그런 재능 있는 사람 천지였다. 그런 문화를 만든 분"이라며 "최근까지도 KBS '가요무대'에서 자문위원 하면서 계속 가수들 만나서 응원하고 도와주며 평생을 그렇게 사신 분이다. 늘 음악 현장에 있던, 현역으로 뛴 분이다. 가난하고 어려운 가수를 데뷔시키는 일을 평생 했으니 진짜 진정한 PD"라고 기억했다.

    고인은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고생하다가 식도암 말기(4기)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병원 입원당시 구급차를 직접 불렀다는 김 작가는 "(암으로) 숨도 못 쉬고 패혈증과 여러 가지 증세가 복합적으로 와서 갑자기 돌아가시게 됐다"라며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본인이 아는 건 음악밖에 없다며, (최근까지) '가요무대' 자문위원으로서 트로트 가수들과도 교류를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한 전 사장은 "형님이 지난주에 제게 마지막으로 해준 얘기가 있다. '한 장로, 내가 하나님한테 간다'라고. 암 말기 판정을 받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형님, 이제 외로움과 눈물 없는 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유족으로는 딸 샘솔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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