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히메노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음악감독. Marco Borggreve, 빈체로 제공 20년 만에 내한하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이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1993년 설립된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은 20개국에서 온 98명의 연주자로 이뤄진 다국적 오케스트라다. 상임 지휘자 헨리 펜시스, 칼 멜스, 루이 드 프로망, 레오폴트 하거, 데이비드 샬론, 브램웰 토비, 엠마누엘 크리빈을 거치며 다져진 우아한 음색을 뽐낸다.
구스타보 히메노(47)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음악감독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20개 나라에서 온 연주자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문화와 성격이 한데 섞여 있다. 더욱 열린 마음으로 연주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유연한 음악을 구사한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을 이끄는 히메노가 지휘자로 한국을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그는 "제가 여러분의 나라에서 음악을 만들어 선보이고, 관객 여러분을 위해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기를 얼마나 기대하는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히메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휘자다.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 토론토 심포니 음악감독직을 겸하며 2025/26 시즌부터 마드리드 왕립극장 음악감독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그는 2002년부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수석으로 활동하던 중 음악을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해 지휘 공부를 하게 됐고 2012년 마리스 얀손스의 보조 지휘자로 발탁돼 본격적으로 세계 지휘무대에 섰다.
이후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클라우디오 아바도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지휘자로 성장하는 자양분을 마련했다. 2021/22 시즌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데뷔 무대를 갖기도 했다. "얀손스와 아바도는 제가 음악적 방향을 설정하고 목표를 세우고 포부를 갖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어요." '지휘자로서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공부, 준비, 음악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 호기심을 갖고 항상 배우며 매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히메노는 "두 곡 모두 정말 좋은 낭만주의 음악이다.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 잘 어울리고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곡이라 선곡했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첼리스트 한재민(17)이 협연한다. 국내에서 처음 해외 오케스트라와 한 무대에 서는 한재민은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2021), 윤이상 국제 콩쿠르 우승(2022)을 거머쥔 첼로 영재다. 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리사이틀을 가졌고 성시연이 지휘하는 오클랜드 필하모닉과 뉴질랜드 데뷔를 앞두고 있다.
히메노는 "협연자인 한재민과는 함께 공연한 적은 없는데 하루 빨리 만나보고 싶다"며 "한재민처럼 젊고 성공적인 연주자는 독특할 뿐만 아니라 타고난 재능이 빛난다. 제가 그들 삶의 일부가 되고 (그들이) 예술가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큰 기쁨이자 영광"이라고 말했다.
구스타보 히메노가 이끄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은 오는 24일 아트센터인천, 26일 경남문화예술회관,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도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