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 FM 102.1/89.5(순천) (17:00~17:30)
■ 진행 : 유대용 기자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연구센터 홍근석 부연구위원
평일엔 도시에서 일하다 주말엔 농촌에서 지내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최근 정부가 1인당 2개 주소와 같은 복수 주소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관련 연구를 해온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연구센터 홍근석 부연구위원 연결해서 자세히 묻도록 하겠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세요.
◆ 홍근석> 안녕하세요. 홍근석입니다.
◇ 유대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복수 주소제와 같은 주소제 개편을 검토해왔다고요.
◆ 홍근석> 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2019년에도 유사한 연구를 했었고요. 작년도에도 연구를 하고 올해도 국무조정실에서 규제혁신추진단과 함께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 유대용> 주소제도 여러 가지가 있다던데 어떤 제도들이 있나요.
◆ 홍근석> 어떤 방식이 가능할지를 검토를 하고 있는데, 일단 주민등록법에서 주소는 한 군데만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이 그렇게 돼 있어서 이걸 어떻게 풀 수 있는지 고민하는 단계고요. 인구 감소 지역을 중심으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일단 독일의 부주소 제도는 가장 완성된 형태라고 볼 수 있고 일본의 관계 인구 이런 제도는 가장 유연하다고 할 수 있는데, 중간 선에서 제도를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 유대용> 도입이 된다면, 소멸 위기에 있는 지방 도시에는 어떤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세요.
◆ 홍근석> 절대인구가 계속 감소를 하는 시기다 보니까, 예전처럼 주민등록 인구를 증가시키는 확대 정책은 한계가 있을 것 같고요. 인구의 이동성을 기반으로 해서 지역에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발생하는 경제적인 효과라든가 지역의 활력 이런 것들을 줄 수 있는 측면에서 이런 복수 주소제가 논의되고 있어요.
행정안전부에서도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고 앞으로 지방교부세도 활용할 계획들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가지 정책들과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유대용> 절대인구가 느는 건 아니어도 지방 도시엔 어느 정도 효과가 예상된다?
◆ 홍근석> 그렇죠. 지금까지는 꼭 주소 등록을 해야 '우리 인구'라고 집계를 하고 여러 가지 인센티브들을 제공을 했었는데, 현재 생활인구는 1년에 한 달 이상 거주하는 인구들을 가리키는데, 앞으로 그런 개념들을 도입하면 절대인구 수가 늘어나지 않더라도 다양한 인구 개념을 통해서 지방 도시에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정책들을 발굴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유대용> 일본하고 독일 사례를 간략히 설명해 주셨는데 여기는 어떤 식으로 운영하나요.
◆ 홍근석> 대표적인 게 독일인데요. 독일은 연방법에서 주소를 두 개 등록할 수 있도록 규정을 하고 부주소로 등록하고 있는 인구수에 대한 통계 관리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2021년 기준으로 보면 독일은 한 121만 명이 두 번째 주소를 가지고 있다고 통계가 잡히고 있는데, 독일 전체 인구의 한 1.5퍼센트 정도가 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그런 최종적인 모델로 부주소제를 두 번째 주소로 등록할 수 있게 하고 거기에 대한 권리와 의무, 독일은 주민세를 두 번째 주소지에도 부과를 하게 하고 있는데, 그런 방식으로 가는 게 가장 완성형 제도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일본 같은 경우는 관계 인구 말씀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제도나 법률에서 규정을 하고 있진 않지만 정책적으로 그런 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관계 인구를 형성하면서 관계 인구 의향이 있는 분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한다든지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 유대용> 독일은 완성된 형태고 일본은 유연한 형태다?
◆ 홍근석> 그렇긴 한데 독일은 제도 자체가 우리처럼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혜택이라든가 이런 걸 주기 위해서 출발했다기보다는, 유럽은 자기 주소지 외에 또 다른 데 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정책적인 차원에서 시작한 건데 일본의 관계 인구는 우리와 비슷하게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어요. 어쨌든 점차 가다 보면 권리를 많이 부여해 주다 보면 마지막에는 의무 부과도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그런 제도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유대용> 국내에 적용하려면 과제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 홍근석> 지금까지는 주민등록법 제10조에서 주소 단수주의를 채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등록법을 개정하든지 아니면 인구감소지원 특별법에 새로운 조항을 추가하든지 법률 개정이 첫 번째 이뤄져야 할 것 같고요.
주소를 두 개 줬을 때, 그러니까 수도권에 주로 계신 분들한테 지역의 주소를 줬을 때 가장 우려하는 게 부동산 투기라든가 제도를 악용하시는 분들에 대한 우려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검토가 좀 이루어지고 있어요. 시행을 하기 위해서 시범사업을 해보고 제도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 유대용> 위장 전입이나 지자체 혜택만을 노려 이전하는 경우도 있을 수도 있잖아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안 같은 게 있을까요?
◆ 홍근석> 단계적으로 줄 수 있는 혜택을 늘려나가는 방식을 고민을 하고 있고요. 처음부터 너무 많은 혜택을 주다 보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으니까. 시범사업에서는 한정된 지역과 한정된 대상 한정된 혜택을 가지고 해보고 문제점들을 파악해서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점점 제도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을 하고 있고 그리고 혜택을 줄이면서 의무도 같이 부과하는 방식으로 가면 그런 부분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연구 초기 단계라서 그 정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유대용> 최근 워케이션 등 라이프 스타일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획일적인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지적이 있는데요. 지역의 주도성을 강조를 하셨어요.
◆ 홍근석> 우리나라 특성이 좀 그런 거 같습니다. 뭐가 하나 좋은 게 있으면 좋은 표현으로 벤치마킹 하고 따라하시는데 그러다 보면 진짜 자신의 지역에 필요한 사업과 정책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게 사실이고요. 그래서 지역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선결돼야 하고, 인구 감소 지역이 90여 곳 있지만 사정은 다르거든요.
대도시 광역시 인근에 있는 지역, 떨어져 있는 지역 등 89개 지역들 간에도 차이가 많기 때문에 특성에 맞게 정책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는데, 정책 능력이라든가 기획 능력이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은 중앙정부라든가 대학이나 연구기관들과 협업을 할 수 있는 제도들로 같이 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유대용> 복수 주소제가 생활에 파급력이 큰 제도라서 더 관심도 갖고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홍근석> 감사합니다.
◇ 유대용>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연구센터 홍근석 부연구위원이었습니다.
홍근석 부연구위원. 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