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그룹. 연합뉴스검찰이 1년 넘게 해외 도피 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은 최근 동남아 지역을 드나든 KH그룹 임원을 소환해 배 회장과 접촉 여부 등을 캐물었다. 아울러 도피 생활을 도운 임직원 2명을 구속하는 등 배 회장의 귀국을 옥죄고 있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최근 KH그룹 임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드나든 A씨를 상대로 출국 경위와 배 회장과의 접촉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검찰 조사에서 A씨는 "공적 업무 차원에서 다녀온 것이고 배 회장과 접촉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A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최근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씨와 수행팀장 이모씨를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구속된 우씨 등과 함께 그룹 내에서 배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대표적 인물 중 하나다.
검찰은 우씨와 이씨, A씨 등을 포함한 여러 그룹 임직원을 상대로 배 회장의 해외 도피 지원 방식과 경위, 수사 상황 보고 방식 등을 파악하고 있다. 배 회장은 우씨 등 임직원 도움을 받아 한국 음식을 공수하고 현지 호화 리조트와 카지노 등을 수시로 드나든 것으로 조사됐다.
배 회장은 4천억원대 배임과 650억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 등도 받는다.
그는 지난해 6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사업상 목적이라며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뒤 여전히 동남아 등 해외에 체류 중이다. 검찰은 배 회장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회장은 국내 임직원들과 원격 회의를 수시로 열어 검찰 수사에 대비했다고 한다.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호화 해외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우모 KH 총괄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애초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배 회장의 해외 체류가 길어지자, 검찰은 배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는 등 국제 공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 회장이 도피 생활을 이어오는 동안 KH그룹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KH필룩스와 KH건설, KH전자, 장원테크, IHQ 등 5개 상장사는 지난 4월 무더기로 거래가 정지됐다.
KH그룹은 상장폐지 심사를 피하기 위해 국내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의 자문을 구하는 한편, 실적이 나빠진 계열사 일부를 처분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