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그너그룹 용병들. 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와 관련해 "푸틴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었고, (러시아의) 균열을 실제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푸틴은 앞으로 몇주, 몇달 동안 대답해야할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들이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푸틴의 실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완전한 정보가 없고 확실히 이 사태가 정확히 어떻게 전개될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아직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사태를 매우 면밀하고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블링컨 장관은 16개월 전과 지금의 러시아 상황을 한번 비교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16개월 전 푸틴은 키이우 문턱에 있었고, 며칠 안에 도시를 점령하고 지도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워려고 했었지만, 이제 그는 자신의 용병들로부터 모스크바를 방어해야하는 신세가 됐다"며 "결국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자국에 혼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주 주목할만한 것은 러시아 내부의 누군가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 자체로 매우 강력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핵무기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의 핵 태세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으며 우리도 미국의 핵 태세를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을 계속 지원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과 협력국을 접촉해 긴밀히 조율하고 우크라이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가 자신들의 후방을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즈 지역을 접수한 뒤 북진해 모스크바에서 200㎞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나, 막판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