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주차된 캠핑카.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충북 영동의 2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한 캠핑카가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6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어제 본 캠핑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정자가 탐이 났던 건지 물이 보고 싶었는지 맞은편에 공터가 있는데도 도로에 세워서 어닝까지 폈다"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공유했다.
A씨가 공유한 사진에 따르면 한 캠핑카가 한쪽 차선을 막은 채 2차선 도로에 주차된 상태로 정자가 위치한 오른쪽을 향해 어닝이 설치됐다. 도로를 막은 캠핑카 탓에 다른 차량들은 통행을 위해 중앙선을 넘어야 하는 모습이다.
그는 "저도 캠핑을 다니지만 이런 분들 때문에 욕먹는 것 같다"며 "캠핑을 접어야 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이기적이다", "도로 위에 세워놓고 불안해서 어떻게 노는지", "별진상들이 다 있다", "공공시설을 사유재산처럼 날로 먹으려 한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민폐 캠핑카 사연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화장실 세면대에 연결된 호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지난 8일에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캠핑카가 공영화장실에서 '물 도둑질'을 하는 사진이 공유돼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들은 호스로 화장실 세면대와 차량을 연결한 뒤 30분 이상 화장실 물을 틀어 캠핑카 물탱크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안산 대부도 탄도항 주차장에서 장작으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다가 주차장 일부를 태웠다는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당시 사연을 전한 B씨는 "안산 대부도 탄도항 주차장에서 어떤 사람들이 장작으로 불 피워 고기 먹다 구조물을 태웠다"며 주차장 구석에 장작과 고기판 등이 그을린 채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공유했다. 특히 차량 멈춤턱 일부는 불타 녹았고 캠핑용품들은 완전히 타버려 잿더미로 방치됐다.
24일에는 대구 달서구청에서 주민 편의 등을 위해 마련한 임시주차장에 캠핑카와 카라반이 빼곡히 들어선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구청은 주차장 관련 민원을 지금까지 20~30건 받았지만, 단속할 규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로 분류된 캠핑카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단속할 규정이 없고, 주차장법상 장기 주차 단속도 근거 조항이 없어 문제 삼기 어렵다.
최근에는 텐트를 쳐 놓고 장기간 무단 점유·방치하거나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이른바 '알박기 텐트'도 논란이다. 심지어 누군가가 알박기 텐트들을 찢어버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난도질 당한 텐트.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지난 14일 경북 청도군에 위치한 운문댐 무료 야영장에 설치된 알박기 텐트들이 날카로운 물건에 난도질당한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을 공유한 C씨는 "아무 생각 없이 찢은 게 아니라 다시는 고칠 수 없도록 디테일하게 찢은 모습"이라며 "캠퍼에서 닌자로 직업을 바꾸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시 청도군 운문면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알박기 텐트를 강제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다. 소유주 동의가 없으면 텐트 철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해수욕장에 텐트나 캠핑 시설을 장기간 설치해둘 경우 이를 철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 단속을 시작됐다.
다만 법적근거가 마련된 해수욕장과 달리 야영장은 적용되지 않아 알박기 텐트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