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유아라가 '오르간 오딧세이'에서 해설하는 모습. 롯데콘서트홀 제공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파이프 오르간을 탐구하는 음악회 '오르간 오딧세이'가 오는 26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최초로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됐다. 파이프 오르간은 콘솔(오르간 연주대)에서 스탑(악기의 음색을 결정하는 버튼)을 선택한 다음 건반(4단 건반+발 건반)을 누르면 파이프의 마개가 열리고 파이프를 통해 바람이 전달돼 소리가 나는 원리다. 이 곳의 파이프 오르간은 스탑 68개, 4단 건반, 파이프 5천여 개로 이뤄졌다.
'여행'을 테마로 한 이번 공연은 오르가니스트 유아라가 영국, 프랑스, 호주, 미국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작품을 들려준다.
△오르간 하면 떠오르는 바흐 '토카타와 푸가 d단조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트럼펫 볼런터리' D장조 △발 건반만 사용하는 탈벤볼 오르간 발건반을 위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을 연주한다.
2017년 시작된 '오르간 오딧세이'의 첫 번째 오르가니스트로 활약했던 유아라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만에 다시 공연하게 되어 설레고 기대된다.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르간은 공간의 잔향이 중요해요. 좋은 오르간도 울림이 없으면 진가를 발휘하기 힘든데 이 곳은 잔향이 좋아서 오르간이 빛을 발해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어머니가 교회 반주를 권유해서 오르간을 배웠는데 그 매력에 빠져 오르가니스트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오르간의 매력으로는 소리의 다양성을 꼽았다. "시대와 나라별로 음색이 다르고, 주어진 환경이 같아도 연주자가 오르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나오죠. 공부할수록 어려워요."
테너 김세일은 '콘서트 가이드'로 나선다. 작품 해설은 물론 직접 파이프 오르간 속으로 들어가 내부의 모습을 생중계 형식으로 보여준다. 오르간 연주에 맞춰 시나트라 '마이 웨이', 베토벤 '그대를 사랑해'를 들려준다.
유아라는 "'오르간 오딧세이'는 오르간이 종교적인 악기라는 선입견을 깨주는 공연이라 반갑다"며 "실제 관객 층이 다채롭고 공연을 보고 난 후 '재밌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 무대 위 콘솔(연주대)과 정면에 설치된 파이프. 롯데콘서트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