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냉장고 영아살해' 사건 피의자 30대 친모 A씨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검찰이 '수원 냉장고 영아살해' 사건의 30대 친모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증거없음으로 경찰이 불송치했던 친부에 대해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최나영 부장검사)는 살인, 사체은닉 혐의로 이 사건의 친모 A(34)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3일 병원에서 첫 번째 피해자이자 자신의 넷째 아이를 출산하고, 이튿날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 냉동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9년 11월 20일 주거지 인근 골목에서 전날 태어난 다섯째 아이를 목졸라 살해하고 마찬가지로 집 냉동고에 보관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이미 자녀 세 명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 등 더 많은 아이들을 양육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의 진료기록을 검토한 검찰은 A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하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형법 251조가 규정하는 '영아살해'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해서 또는 양육할 수 없다고 예상, 참작할 만한 동기로 분만중 또는 분만직후 살해할 경우에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아이를 출산한 뒤 29시간 뒤에 살해했고, 범행 장소도 주거지나 인근인 것을 고려하면 '분만 직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또 출산 이후 일상활동을 하다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분만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 상태도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경찰이 불송치한 A씨의 남편 B씨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했다. 당초 경찰은 B씨를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했으나 범행을 인지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은 B씨가 첫 번째 피해영아 출산(2018년)은 임신 사실 자체를 몰랐으며, 두 번째 피해영아(2019년)에 대해선 임신은 알았으나 낙태한 걸로 알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A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분석한 결과 △2018년 출산 당시 두 사람 사이에 영아 언급은 없이 일상 대화만 오고 간 점 △2019년 역시 B씨가 A씨에게 낙태 결과를 물어보는 등 임신 후 살해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만한 대화는 없던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긴밀하게 협력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재 수사중인 또다른 '그림자 아기 사건'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