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이 연습해서 완벽한 콘서트로 보답할게요."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 덕에 '천의 얼굴'로 불리는 뮤지컬 배우 신영숙(48)이 4년 만에 단독 콘서트 '친절한 영숙씨'(18~19일·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를 연다. 콘서트는 지난 12일 티켓 오픈과 동시에 공연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뮤지컬 일간 순위 1위에 올랐다.
신영숙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충실하면 되는 뮤지컬과 달리 콘서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책임져야 하니까 준비할 게 많다. 미친 듯이 연습해서 완벽한 콘서트로 보답하겠다"고 웃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다. 신영숙은 8월 19일 개막하는 뮤지컬 '레베카' 10주년 공연 연습을 병행하면서 주말마다 뮤지컬 '맘마미아' 지방 투어도 다닌다. "콘서트 연습한 지는 한 달 정도 됐어요. 스케줄이 빡빡하지만 기쁜 마음이 크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다만 요즘 기분이 좋아서인지 자꾸 허기지고 식욕이 돋아서 걱정입니다. 하하"
이번 콘서트의 콘셉트는 '평행우주 속 다양한 신영숙'이다. 일부 공개된 세트리스트에는 뮤지컬 인기 넘버와 오페라 아리아가 포함됐다. 뮤지컬 '레베카' 중 '레베카', '모차르트' 중 '황금별', '맘마미아' 중 '더 위너 테익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 '영웅' 중 '장부가', '시카고' 중 '올 댓 재즈', 헨델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등을 부른다.
신영숙은 "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선곡했다. 남자 배우(가수)가 부르는 곡이 파워풀해서 그런지 저와 잘 맞는다"며 "다양한 곡으로 관객의 귀를 호강시켜 드리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 샘컴퍼니 제공
믿는 구석은 '연습'이다. "연습을 많이 해야 마음이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 몸이 건강하다"는 것이 신영숙의 지론. "티켓 오픈한 날 6시간 동안 연습했다"는 그는 "요즘은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2에서 천서진 역 배우가 불렀던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을 미친 듯이 연습하고 있다"고 웃었다.
노래뿐만 아니라 직접 출연한 콩트 영상도 공개한다. "4년 전 첫 번째 콘서트 때 '혼자 하는 레베카' 영상을 서비스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이번에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직장인 신영숙' 영상을 만들었죠."
1999년 뮤지컬 '명성황후'로 데뷔한 신영숙은 '팬텀'의 '카를로타', '비틀쥬스'의 '델리아' 등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다. 그는 "원래 성격이 위트 있다. 코믹한 역할을 좋아하지만 연습할 때는 너무 힘들다. 사람을 웃기는 건 정말 어렵기 때문에 개그맨을 존경한다"며 "관객들이 즐겁고 행복한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는 신영숙의 소중한 동료들이 총출동한다. 연출은 유희성, 음악감독은 장소영, 극본은 오세혁이 참여한다. 게스트로는 김호영, 박혜나(18일), 김주원, 민우혁(19일)이 나온다. 신영숙은 "유희성 감독은 제 인생의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다. 장소영 음악감독과 오세혁 작가님, 동료배우들 역시 시간을 쪼개고 쪼개 도와주고 있다"며 "은혜 갚을 일이 또 생겨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는 24년간 이어 온 뮤지컬 인생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됐다. "티켓 오픈 전날 밤잠을 설쳤어요. '이렇게 도와주는 분들이 많은데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죠. 티켓 오픈하던 날에는 친구와 티케팅하면서 눈물이 또르륵 떨어졌어요.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활동해야 겠다고 다짐했죠. 무대 안팎에서 평생 '친절한 영숙씨'가 될게요."